부산 동래구 A아파트 승강기 교체 사업을 놓고 관리소장이 업체 직원에게 “리베이트를 얼마나 줄 수 있느냐”고 물은 음성파일이 공개(국제신문 15일 자 8면 보도)되자 입주민들이 “의혹에 대해 수사해 달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A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가 관리소장과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동 대표 등 20명을 고소해와 조사에 착수했다고 15일 밝혔다. 비대위는 관리소장이 독단적으로 리베이트 금액을 파악했을 리 없다고 판단한다. 비대위는 이에 따라 고소장에서 “이런 입찰 비리는 관리소장 한 사람이 진행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입주자대표회의와 유착해 서로 입을 맞춘 뒤 계획을 꾸민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또 고소장에서 입주자대표회의 등이 승강기 부분 교체 업체를 선정할 때 특정 업체에 일을 몰아주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해 10월 ‘승강기 설치 공사업체 선정 공고’를 냈다. 여기에는 입찰 참가 업체의 자격 요건으로 자본금과 기술력 같은 필수사항 외에 ▷하자 발생 때 1시간 이내 출동 가능 ▷자재 공급을 제조사의 순정 부품으로 공급 가능 ▷승강기 교체 공사 실적 50건 이상 등 조건을 추가로 내걸었다.이에 대해 A아파트 승강기 교체 사업 입찰을 검토한 B업체와 비대위는 국토부 기준에 근거해 “과도한 입찰 제한”이라고 동래구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동래구는 같은 달 “입찰 제한이 과도하니 재검토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동래구의 요청을 일부 수용했다. B업체 관계자는 “특정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조건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또 계약을 따낸 승강기업체는 A아파트에 설치된 승강기 브랜드의 협력업체이며, 선정이 결정되기 전부터 공사에 관한 주민설명회에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이 같은 의혹을 해소하려고 입주자대표회의에 공청회를 요청했다가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당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