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법 개정안(일명 강사법)을 두고 대립하던 부산대와 비정규교수 노조가 17일 오후 늦게까지 조정을 벌였으나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예고대로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해 강사법 개정에 따른 후폭풍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부산대 분회는 이날 오후 4시부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최종 조정 회의에서 대학 측과 끝내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벌였다.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이번 투표에는 전체 유권자 176명 중 146명이 참여해 투표율 82.95%를 기록했다. 투표 결과 찬성 135표, 반대 11표로 파업이 가결했다.

이날 지노위 조정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노조와 부산대 측은 8차례의 단체교섭과 두 번의 조정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날 열린 3번째 조정에서 양측의 주된 대립 지점은 강사 대량해고 금지와 교육환경 개선이었다. 대량해고와 관련해 노조는 ▷구조조정을 이유로 시간강사를 정리해고하지 않을 것 ▷강의 시수 및 강좌 수를 인위적으로 감축하는 방식으로 정리해고하지 않을 것 ▷전임교원 강의담당률 등 대학평가지표를 이유로 기존 시간강사가 담당하던 과목을 폐지하지 않을 것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또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강의 개설 기준을 교양필수 30명, 교양선택 40명으로 확대 ▷폐강 기준 20명으로 완화 등을 주장했다. 

하지만 부산대 측은 “강좌 개설의 권한은 학과에 있으며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규정에 따라 강좌를 개설한다”며 노조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날 최종 조정에서도 결국 접점을 찾지 못해 노조는 예정대로 파업에 돌입한다. 노조는 18일 오후 2시 부산대 대학본부 앞에서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학교는 이번 고비만 넘기면 시간강사를 대량 해고해 개정된 법안에 맞춰 새로 강사를 채용할 수 있다는 자세를 보였다. 노조를 협의의 대상이 아닌 지시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며 “학교 측의 주장은 결국 학교의 전반적인 학습권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