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의 화포천 습지에서 겨울을 보내는 야생 황새 무리가 발견돼 관심을 끈다. 화포천 습지는 일본에서 인공 번식한 황새 봉순이가 찾아와 주목 받은 적은 있지만, 야생 황새 방문은 처음이다.

지난 10일 김해시 화포천 습지에서 멸종 위기종인 야생 황새 4마리가 겨울을 보내는 모습. 김해시 제공

김해시는 한림면 퇴래리 화포천 습지에서 환경부 멸종위기 1급 보호동물인 황새 4마리가 월동 중인 것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 황새는 습지 내 일명 ‘개구리산’ 인근에서 붕어와 미꾸라지 등을 잡아 먹으며 겨울을 나고 있다. 황새 다리에는 가락지가 없어 중국, 러시아에 사는 야생종이 겨울을 나려고 한반도를 찾은 것으로 추정된다.

화포천 습지에 야생 황새가 무리를 지어 방문하기는 처음이어서 전문가들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보통은 충남 서산군 등 서해안에서 황새 10여 마리가 겨울을 난다.

생태계 환경 교육 회사인 ‘자연과 사람들’ 곽승국 대표는 “화포천에 온 황새는 올해 태어난 어린 황새로 추정된다”며 “서산 등 서해안에 폭설과 한파가 덮치는 바람에 더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화포천 습지는 일본에서 인공 번식된 황새 봉순이가 찾아와 화제가 됐다. 봉순이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화포천을 찾았으며 시가 황새 둥지를 습지에 지어 주기도 했다. 시 이정언 자연생태팀장은 “우리 시에 반가운 손님인 야생 황새가 찾아와 주의 깊게 관찰하는 중”이라며 “새들이 먹을 수 있도록 미꾸라지 10㎏,메기 2㎏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황새는 전 세계에 2500마리만 사는 것으로 추산되는 희귀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공 번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화포천 습지는 지난해 11월 환경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