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엘시티 시공사로부터 룸살롱 등지에서 향응과 접대를 받은 김옥진(58) 전 부산고용노동청 동부지청장이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징역 6월을 선고받았던 김 전 청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1심에서 받은 벌금 1200만 원, 추징금 1221만 원은 2심에서 벌금 1200만 원, 추징금 1021만 원으로 변경됐다.

재판부는 “엘시티 공사 현장의 대형사고로 다수 사상자가 발생하고 특별 근로감독에 착수해 관계자 처벌 여론이 높은 중에도 업체로부터 향응을 받은 점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공무원의 지위를 망각한 채 업무 공정성과 불가매수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으로 원심은 너무 가벼워 이같이 판단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2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김 전 청장은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대구와 부산에서 공사 현장 안전관리 감독 업무를 담당하면서 엘시티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을 포함한 건설회사 관계자로부터 40여 차례에 걸쳐 1000만 원 상당의 접대와 향응을 받았다.

특히 김 전 청장은 지난 3월 2일 엘시티 공사장 A동 55층에서 노동자 3명이 안전작업 발판 아래로 추락해 모두 4명이 숨졌는데도, 이로부터 열흘 뒤 포스코건설 관계자로부터 룸살롱에서 접대를 받았다. 당시 이런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김 전 청장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