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종자가족 아직 거리농성에도

- 수색 작업·용역 입찰 지지부진

한국인 선원 등이 탑승한 스텔라데이지호가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지 600일이 넘었지만, 수색 작업과 관련 수사 진척이 더뎌 실종자 가족들이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21일 허영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는 “시간이 흘러가는 걸 속절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어 답답하다”며 “실종 선원의 부모님 중 연세가 많은 분이 특히 힘들어하셔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매일 스텔라데이지호 심해 수색과 블랙박스 회수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흐른 데다 날씨까지 추워지면서 관심이 줄어 가족들을 더 힘들게 한다. 

철광석 26만ｔ을 싣고 브라질에서 중국으로 항해하던 스텔라데이지호는 지난해 3월 31일 “물이 샌다”는 메시지만 남기고 우루과이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지난 8월에야 사고해역에 심해수색 장비를 투입하기로 국무회의에서 결정됐지만, 아직 이 작업을 맡을 업체도 선정하지 못했다. 

지난달 2일부터 22일까지 외교부가 진행한 1차 용역 공개입찰에 한 업체도 참여하지 않았다. 바로 다음 날부터 추가 입찰을 시작했지만 정확한 진행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입찰 업체를 평가하는 중이다. 업체와 추후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공식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입찰 전에 공식적으로 견적을 산출하는 과정을 생략한 탓에 업체들이 용역 대금이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사고 관련 수사도 지지부진하다. 부산 해양경찰서는 스텔라데이지호의 특정 부위가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데도 선사인 폴라리스 쉬핑이 적절한 수리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난해 5월부터 수사를 벌여왔다. 

김완중 폴라리스 쉬핑 회장을 몇 차례 소환했지만 특별한 단서를 잡지 못했다. 김 회장의 출국금지도 최근 해제됐다. 해경 관계자는 “침몰 이유와 파손 정도를 확인하려면 선체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