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곽지 학교 배정’ 우려 영향
- 물금신도시 학부모 반대 큰 듯

경남 양산시에서 10여 년 전부터 추진된 고교 평준화가 결국 무산됐다. 경남도가 조례로 정한 찬성률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경남도교육청은 경남미래사회교육원이 시행한 ‘양산시 고교 평준화 여론조사’에서 찬성률이 54.53%로 기준치인 60%에 못 미쳤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양산시의 중학교 1·2학년생과 학부모, 교직원 및 학교운영위원, 시·도의회 의원 등 1만282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설문에는 1만2345명(96.25%)이 참여했다.

평준화 찬성률은 교직원이 76.49%로 가장 높고, 시·도의원(58.33%) 학부모(54.09%) 학교운영위원(53.85%) 학생(52.39%)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조례에 규정된 찬성률 60%를 넘지는 못했다. 앞서 지난 7월 도교육청이 지역 초중고 교사와 학부모 학생 등 1만68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타당성 검토 설문조사에서는 67.5%가 긍정적으로 답해 평준화를 낙관하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번에 예상외의 결과가 나온 것은 외곽지 학교 배정을 우려한 물금신도시 학부모 상당수가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막판 반대 측 단체에서 “일부 설문 문항이 찬성을 유도하도록 교묘하게 작성됐다”며 여론전을 펼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이번 결과에 대해 찬반 양측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평준화를 찬성해온 단체 측은 “찬성률이 절반을 넘은 것은 평준화에 대한 지역 주민의 열망을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반대 측은 “학생과 학부모가 지역 교육의 현실을 늦게나마 깨닫고 올바른 선택을 했다. 모두가 결과에 승복하고 지역 교육 발전에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룡 이종호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