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 시험지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지난해부터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시험지 유출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연합뉴스)

12일 서울수서경찰서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다섯 차례 정기고사 시험지와 정답을 유출한 후 자녀에게 알려줘 시험에 응시하게 한 혐의로 A 씨를 구속하고 쌍둥이 자매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라고 전했다.

이들은 두 달 여에 걸친 경찰 수사 내내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쌍둥이가 만들어 뒀던 수많은 메모가 결국 자신들의 혐의 사실을 입증했다.

경찰은 A씨 부녀의 문제유출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로 꼽은 것은 ‘암기장’과 ‘접착식 메모지(포스트잇)’, ‘시험지에 적힌 메모’ 등 총 세 가지다. 쌍둥이는 A씨가 빼 온 문제와 정답을 암기장에 적어두고, 이를 포스트잇에 옮겨 적어 만든 ‘컨닝페이퍼’를 시험 날 가져가서는, 외운 정답 목록을 빠르게 시험지에 옮겨적는 식으로 시험을 본 혐의를 받고 있다. 이과에 재학 중인 동생이 만든 암기장에는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모든 과목 정답이 쭉 적혀있어 결정적 증거로 작용했다.

경찰은 “전문가 자격으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다른 학교의 교사도 ‘풀이과정을 보니 정답 도출이 불가능하다’며 유출이 맞다는 취지로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쌍둥이 학생들이 전교 1등을 했던 올해 1학기에 학원에서는 중간 등급의 반에 머물렀던 점, 모의고사 성적은 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던 점, 수사가 시작된 후 2학기 중간고사에서 성적이 다시 떨어진 점 등이 문제유출 정황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교무부장 A 씨를 배제하지 않아 시험지 유출을 방조한 혐의로 입건된 전 교장, 교감, 고사총괄 교사 3명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이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