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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사태, 부산도 안심 못한다

숙명여고 사태 : 교사 부친이 자녀에게 시험지 유출
최영지 기자 | 2018.11.09 20:06
- 부산 내 공립 8곳·사립 17곳
- 부모자녀 같은 학교에 다녀
- 공·사립 학교 개인 선택권 문제
- 강제 전학 등 제재 방법 없어
- 상피제도 세부 지침 마련안돼

교사인 아버지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쌍둥이 자매에게 시험지를 유출해 성적을 끌어올린 ‘숙명여고 사태’가 부산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지만 원천적으로 방지할 장치가 없어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부산지역 일반계 고교 94개 중 모두 25개 학교에 교사인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다니고 있다. 이 중 공립은 8곳, 사립은 17곳이다. 공립 8곳 중 7곳의 학생은 졸업을 앞둔 고3이어서 자연스럽게 상황이 해소된다. 그러나 사립은 17곳 중 1학년이 10명, 2학년 2명이 포함돼 있어 당장 해소는 힘든 상황이다.

중등교사 전보 처리 기준에 따라 교사는 자신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로 지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문제는 교사 학부모가 이미 근무하고 있는 학교로 아이가 배정을 받았을 때 발생한다. 현재 고교 배정은 학생이 4지망까지 지원할 수 있고, 컴퓨터로 전자배정을 하고 있다. 부모나 자녀가 원치 않아도 같은 학교에 배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자녀가 부모가 근무하는 학교로 배정을 받으면 다른 학교로 옮길 수 있게 재배정 안내를 한다. 하지만 학생이 재배정을 거부할 경우 달리 제재할 방법은 없다. 개인의 선택권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시교육청은 공립 학교 교사가 근속연한을 다 채우지 못했어도 자녀와 함께 있는 것을 피해 비정기 전보 신청을 할 경우 받아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립 학교는 사정이 다르다. 학생은 주변의 공립 또는 사립 학교로 옮길 수 있지만, 교사는 자신이 속한 재단 내 다른 학교가 있어야 이동할 수 있다. 공립 교사와 사립 교사의 임명권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 8월 한 학교에 부모와 학생이 같이 있을 수 없게 하는 상피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부모가 교사로 근무하는 공립 학교로 자녀가 배정되면 교사를 다른 학교로 전근 보낸다는 방침이다. 사립 학교는 같은 재단 내 다른 학교로 교사를 전보하거나 자녀 재학기간 공립 학교에서 교환근무를 하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세부 지침은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 학부모인 교사가 자녀가 있는 학년의 담임을 맡거나 수업을 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고, 성적 관련 업무에서 배제시키는 정도가 전부다.

부산학부모연대 이정은 대표는 “대학 서열화로 인한 성적지상주의가 만연한 현실 속에서 제2, 제3의 숙명여고 사태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교육 당국이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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