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공사 등 촬영 동의 협력

- 주민 참여·홍보 효과 기대

부산 중구의회가 부산에서 처음으로 주민의 영화 관련 활동을 지원하는 조례를 마련해 지역을 소재로 한 영화 콘텐츠 제작을 유도한다. 촬영지로 명성 높은 지역 영화의 인프라를 토대로 주민의 참여와 외부 젊은 피 수혈을 이끌어내는 시도가 실현될 수 있을지 눈길을 끈다.

부산 중구의회는 18일 제255회 임시회에서 ‘부산광역시 중구 영화문화예술 육성 및 지원 조례안’ 제정을 가결했다. 윤정운 의원이 발의한 이 조례안은 지난 5일부터 입법예고를 거쳐 이날 만장일치로 제정이 결정됐다. 부산 지자체 조례 가운데 문화·예술 전반의 발전 의무를 규정하는 내용은 있지만 영화를 특정해 지원하는 조례가 만들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6개 조항으로 이뤄진 조례안의 핵심은 4~6조에 담겼다. 조례는 중구가 영화문화예술 법인·단체에 재정을 지원해 영화인을 양성하고, 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2년 주기로 활동 지원 시행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했다.

부산 근대와 현대의 모습을 동시에 간직한 지역 특성을 살려 젊은 영화인을 끌어들이고 주민 참여를 유도하는 게 조례 제정의 취지다. 자갈치·국제시장이나 남포동 등지의 촬영 수요는 많지만, 젊은 비주류 영화인들은 상인회나 부산시설공단·교통공사의 촬영 협조를 받아내는 데 애를 먹는다. 

조례에 따라 중구가 촬영 동의를 구하는 데 협력하고, 이들을 영화문화예술 단체에 소속시키면 예산 지원을 통한 주민 대상 영화 촬영·편집 교육 같은 역할도 맡길 수 있다. 중구가 나서 촬영 협조가 원활해지면 영화 등 콘텐츠를 통한 지역 홍보 효과도 예상된다.

윤 의원은 “이런 구조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주민과 젊은 영화인이 만든 작품을 활용해 소규모 영화제를 여는 게 최종 목표”라며 “중구는 부산에서 인구가 가장 적고 면적도 좁지만, 영화 촬영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이에 대한 주민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례안이 주민들 일상에 영화를 접목시키고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물꼬가 되길 바란다. 임기 중 이런 구상을 실천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