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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2023년 항암 메카로…1억 드는 일본 원정치료 사라진다

중입자가속기사업 다시 순풍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2018.10.11 19:42
- 싱크로트론 방식으로 기기 변경
- 추가 사업비 656억 극적 확보
- 서울대병원 이사회 승인만 남아

- 독일·중국 등 전 세계 10대 운용
- 환자 단기 치료… 생존율도 높여
- 지역경제 활성화 등 파급효과도

부산에 중입자 가속기를 구축하는 사업은 10년간의 부침을 겪었다. 기장군에 땅을 마련하고 건물까지 올렸지만, 주관 사업자인 한국원자력의학원이 분담키로 한 750억 원의 비용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긴 늪에 빠졌다. 서울대병원이 대체 주관 사업자로 뛰어들었다. 기종이 변경되며 발생한 추가 사업비가 앞을 가로막았다. 이번에 사태가 정상화되면서 기장군은 ‘암 치료의 메카’로 자리 잡게 될 전망이다.
국비 지원으로 사업에 탄력이 붙은 부산 기장군 중압자가속기치료센터 전경. 국제신문DB
■중입자 가속기 사업 왜 늦어졌나

중입자 가속기 구축 사업은 2009년 11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본격화했다. 2010년 사업 협약을 맺었다. 총사업비는 1950억 원으로 주관 사업자인 원자력의학원 750억 원, 정부 700억 원, 부산시 250억 원, 기장군 250억 원을 분담키로 했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했다. 2011년 기장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 내 8만9007㎡ 규모의 부지 조성에 착수했다. 2016년 5월 이 땅에 전체면적 1만2922㎡의 중입자치료센터가 완공됐다. 이 과정에서 땅값·건축비·설계비 등에 지방비 500억 원과 국비 510억 원 등 총 1010억 원이 투입됐다.

건물은 생겼지만, 그 안은 텅 비어 있었다. 2015년 750억 원을 내기로 했던 원자력의학원이 예산 마련에 어려움을 겪은 것. 결국 부산시 등은 2016년 7월 부산대 동아대 인제대 고신대 등 지역 종합병원에 투자 유치를 제안했지만, 워낙 거액이 드는 탓에 난색을 표했다. 결국 정부는 그해 9월 사업 적정성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번엔 서울대병원이 나섰다. 서울대병원은 원자력의학원이 내기로 했던 750억 원을 떠맡기로 했다. 지난해 9월에는 과기부·부산시·기장군과 사업 정상화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추가 사업비라는 암초가 나타났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사이클로트론 방식에서 이미 상용화된 싱크로트론 방식으로 도입 기기가 변경되면서 656억 원의 추가 사업비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이번 빅딜로 시와 군이 80억 원씩을 맡기로 하고, 나머지 496억 원을 정부가 부담하기로 하면서 사업은 정상화됐다. 다음 달 22일 서울대병원 이사회가 승인하면 사업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된다.

■‘꿈의 암 치료기가 온다’ 기대감

일본 효고현 중입자 치료기.
중입자 가속기는 탄소 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암세포에 정확히 충돌시켜 파괴하는 첨단 의료기기다. 초당 10억 개의 탄소를 몸속에 보내 암세포 밑에 숨은 저산소 세포까지 파괴시켜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린다. 기존 방사선의 치료 기간이 2, 3개월인데 반해 중입자 가속기는 1~4주면 충분하다. 치료횟수도 30~40회에서 1~16회로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KDI 예타 보고서를 보면 기존 방사선 치료 대비 3, 4기 암 환자의 5년 생존율도 23% 이상 올라가고, 재발 암 환자는 42%가 완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워낙 가격이 비싸 전 세계에 운용되는 중입자 가속기는 모두 10대에 불과하다. 일본 5대, 독일 2대, 중국 2대, 이탈리아 1대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는 아직 도입된 사례는 없고, 연세의료원이 2022년 목표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추가 사업비가 발생한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사이클로트론 방식에서 싱크로트론 방식으로 가속기 종류를 변경했기 때문이다.

사이클로트론 방식은 기계가 정지한 상태에서 사람이 돌아가는 방식이라면, 싱크로트론 방식은 기계가 사람 주위를 돌며 가동되기 때문에 기술적 신뢰성이 더 크다. 임상 경험도 있어 현재 일본 독일 중국 이탈리아 등에서 사용되는 것은 모두 싱크로트론 방식이다.

싱크로트론 방식 중입자 가속기는 2023년 12월께 부산에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통과되면 올해 안으로 사업 착수가 가능할 것 같다. 2023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입자 가속기 소식에 시민은 물론 부산시와 기장군도 반색하고 있다. 시민 최모(49) 씨는 “돈 있는 암 환자는 1억 원을 모아 에이전트를 통해 일본까지 중입자 치료를 간다고 한다. 우리나라, 특히 부산에 중입자 가속기가 생기면 치료 비용이 많이 싸지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규석 기장 군수는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중입자 가속기가 도입되면 기장이 국내외 암 치료 메카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중입자 가속기 종류

구분

싱크로트론(변경)

사이클로트론(기존)

제조사

일본 도시바 등

벨기에 IBA

운영 
현황

일본 독일 등 10기

개발 중

가격

1250억 원 내외

1100억 원 내외

기술적
특성

대규모 면적 필요
기술적 신뢰성 확보

소형화 가능
임상경험 전무

시장
전망

향후 시장 확대 위해서는 소형화 과제

장기적 시장 주도 가능성

※자료 : 부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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