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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행 혐의 법정구속 남편 억울”…국민청원 23만 명 넘어

부인이 청와대 게시판 글올려 호소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2018.09.09 19:46
- CCTV 동영상에 접촉 장면 가려져
- “과하다” “적절하다” 온라인서 공방
- 부산 동부지원 “피해자 진술 일관”

강제추행 혐의로 법정구속된 남성의 부인이 억울하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에 20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서 앞으로 사태 전개에 관심이 쏠린다. 해당 재판의 판결문과 증거인 CCTV 영상이 공개되자 온라인에서는 ‘과하다’와 ‘적절하다’는 의견의 엇갈리고 있다.

온라인에 공개된 사건 당시 CCTV 영상 캡쳐. 사진 아래에 남성이 있고, 오른쪽에 여성의 모습이 보인다. 남성의 오른팔 끝부분이 신발장에 가려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제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청원에 추천 수가 23만 명(오후 3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자신을 실형을 선고받은 남성의 부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해 11월 모임에서 나가려고 할 때 옆에 있던 여자와 부딪혔고, 그 여자가 ‘엉덩이를 만졌다’며 경찰을 불렀다. 남편이 잘못이 없으니 합의하지 않고, 재판을 받았는데 판사가 법정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해 그 자리에서 구속됐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CCTV 영상에도 신발장 때문에 접촉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며 “설사 남편이 엉덩이를 만졌다고 하더라도 징역 6개월이 말이 되느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해당 재판의 판결문과 CCTV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파문은 커졌다. 해당 동영상을 보면 좁은 식당 통로에서 여성이 먼저 지나가고, 맞은편에서 남성이 지나가며 뒤돌아서 있던 여성과 일순간 겹친다. 이후 여성은 곧바로 그 남성을 쫓아가 세워 항의하며 영상은 끝난다. 남성과 여성이 겹치는 순간 남성의 팔이 여성 쪽으로 향하는데 사람 키 높이의 신발장에 가려 정확한 접촉 장면을 볼 수 없다.

동영상을 본 시민 김모(37) 씨는 “피해자 말만 듣고 판결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CCTV에 명확한 증거도 없지 않느냐”며 “실제로 만졌다고 하더라도 초범에게 징역 6개월은 심한 처사”라고 말했다. 시민 황모(28) 씨도 “만원 버스나 지하철에서 불가피한 신체 접촉은 다반사다. 이런 경우도 다 징역 살아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한 누리꾼은 “CCTV 영상을 수십 차례 봤는데 팔이 나간 각도가 뭔가를 향해 가는 정도로 보인다. 또 여자가 곧바로 뒤쫓아와 항의하는 장면을 보면 불필요한 신체 접촉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피해 내용과 범행 후의 과정이 자연스럽고, 남성이 반성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 김동욱 판사는 검찰이 벌금 300만 원을 구형했음에도 지난 5일 남성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3년간 취업 제한 명령을 내렸다.

김 판사가 밝힌 판결문을 보면 “피해를 당한 내용과 피고인의 언동, 그리고 범행 후의 과정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고 자연스럽다. 또 피해자가 손이 스친 것과 움켜 잡힌 것을 착각할 만한 사정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할 마음도 없어 보인다.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가 느꼈을 수치심이 상당해 보이고, 피고인의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초범이라 하더라도 추행 방법과 범행 후 정황을 보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지역 법조계 한 변호사는 “형사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하는 것은 ‘모 아니면 도’다. 무죄가 안 되면 형이 세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건을 기소한 부산지검 동부지청 관계자는 “추행 부분이 잘 보이지 않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상황에 따른 피해자와 피고인의 반응이 피해자의 진술과 맞아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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