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짜 세금계산서 발급하며
- 수입은 줄이고 지출 늘려 신고

- 이영복 회장 법인카드 개인 사용
- 소득세 4억원 별도 부과하기로

국세청이 지출을 늘려 신고한 엘시티PFV에 고액의 세금을 부과했다. 국세청은 구속수감 중인 청안건설 이영복 회장에 대해서도 사적으로 법인카드를 썼다며 수억 원의 세금을 별도로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엘시티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국세청은 엘시티 사업 시행사인 엘시티PFV에 80억 원 이상의 고액 세금을 부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부과된 세금은 지난 4월 진행된 엘시티 특별 세무조사의 결과로, 엘시티 사업이 진행된 거의 모든 과정의 장부를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이 맡았다. 조사4국은 기업의 탈세나 횡령 등 비리 조사를 담당한다.

이번 조사에서 엘시티PFV는 벌어들인 것은 적게 신고하고, 지출한 돈은 늘려서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출(부가가치세)을 늘려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 과정에서 허위 세금계산서를 뜻하는 ‘가공 증빙’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탈세가 적발된 사례를 보면 가공 증빙은 업무와 관련된 경비를 증빙 없이 가공으로 계상하거나, 계약서를 만들어 증빙하더라도 뚜렷한 결과물이 없는 것을 말한다. 세금계산서를 실제 금액보다 부풀려 작성하는 방식도 있는데, 이는 세금을 적게 낼 목적으로 실제 거래금액보다 비용을 부풀려 신고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원짜리 공사 설계 등을 발주하며 150원으로 부풀려 세금계산서를 끊는 식이다.이영복 회장도 사적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해 4억 원대의 소득세를 추징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징세액에 비추어 볼 때 이 회장이 사적으로 사용한 법인카드 금액은 10여억 원인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의 세금 부과는 이 회장의 사적 사용분을 이 회장 스스로 세금을 내게 한 의미로 풀이된다. 엘시티 관계자는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사적 사용이 드러나 국세청이 조사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회계사 A 씨는 “기업은 분기마다 부가가치세를 신고해 납부해야 하는데, 세금계산서를 부풀리거나 허위 계산서를 발급받아 세금을 줄이려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회계사 B 씨는 “가공 증빙을 통해 법인세를 절감하고, 부가세 환급으로 유동성을 증가시키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회삿돈 705억 원 상당을 횡령하고, 정·관계 인사에게 뇌물과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고,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