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실한 앵커 탓 ‘인재’ 결론

노동자 4명이 숨진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추락사고는 전형적 ‘인재’인 공사 현장의 안전불감증 탓으로 밝혀졌다. 이 사고와 관련해 노동부 부산동부지청장이 구속되는 등 총 14명이 사법처리됐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3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엘시티 구조물 추락사고 원인과 사법처리 결과 등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구조물 추락의 결정적 원인은 안전작업대를 지지하는 앵커의 부실 설치였다. 조사 결과 앵커를 구성하는 클라이밍콘과 타이로드가 기존 설계보다 짧게 연결됐다. 이 둘의 결합 깊이가 55㎜ 이상이 돼야 하지만 실제로는 10.4~12.4㎜로 현저하게 모자랐다. 경찰은 “타이로드에 노랗게 칠해진 부분까지 연결을 해야 하지만 설치가 거꾸로 됐거나 반대로 조립되는 등 앵커가 엉터리로 설치됐고, 이때 작업자에게 제대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아 작업자가 설계도면에 정한 설치방법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시공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경찰은 시공사 직원에게서 1000만 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고용노동부 부산동부지청장 I(58) 씨를 구속하고, 포스코건설 총괄소장 등 2명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를 추가했다. 현장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포스코건설(시공사) 총괄소장 A(54) 씨 등 나머지 1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