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이 조용한 부친상을 치르고 있다. 부의금과 조화는 받지 않으며 빈소를 찾는 조문도 양해를 구해 최소화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왼쪽)와 오거돈 부산시장이 지난 17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시민장례식장에 마련된 김명수 대법원장 부친의 빈소에 조문한 뒤 나오고 있다. 김종진 기자

18일 김명수 대법원장의 선친 김종락 씨의 빈소가 차려진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장례식장 1층 MVG실. 빈소에는 김 대법원장을 비롯한 유족과 애도를 표하기 위해 식장을 찾은 소수의 조문객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대법원장의 부친상임에도 법원 관계자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빈소 입구에는 ‘조화와 조의금은 정중히 사양한다’는 안내 표지가 세워져 있었다. 김 대법원장 측 관계자는 “김 대법원장이 부조와 화환은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김 대법원장 앞으로 보내진 조화는 모두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이날 김 대법원장이 전달받은 화환은 문재인 대통령 외 국회의장 헌법재판소장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국무총리가 배송한 조화가 전부였다. 서울중앙지검 윤석열 검사장이 보낸 화환도 반송됐다. 다만 김 대법원장의 가족에게 보내진 조화는 사양하지 않았다.

조문 행렬 또한 단출했다. 지난 17일 밤 9시30분께 이낙연 국무총리가 비공식적으로 김 대법원장을 찾아 조용히 애도의 뜻을 전했다. 오거돈 부산시장 또한 별도의 의전단 없이 식장을 방문해 문상했다. 부산·울산·경남지역의 법원장 역시 일부만이 빈소에 들렀다. 18일 오후 대법관들이 부산을 찾아와 김 대법원장에게 조의를 표한 뒤 돌아갔다. 정치권에서도 이날 오후 문희상 국회의장이 빈소를 찾은 것 외에 식장을 방문한 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법원장 측 관계자는 “법원 관계자 등에게 조문을 하러 오지 말라는 뜻을 미리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조용한 장례식이 치러지는 배경에는 김 대법원장의 성향과 최근 법원에서 불거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벌어진 재판 거래 의혹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