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의 지위를 이용해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았던 부산대 교수 2명이 ‘해임’ 처분을 받았다. 총장이 이 처분을 승인하면 두 교수는 교수직을 잃는다.

부산대학교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예술대 L 교수와 인문대 K 교수를 해임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부산대에서 처음으로 미투 폭로가 터진 지 5개월 만의 징계 처분이다. 총장이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승인하면 두 교수의 해임은 확정된다. 징계위원회의 처분을 뒤엎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징계 결과는 그대로 수용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총장의 승인까지 2~3일 걸린다.

징계위원회의 해임 결정이 나자 학내는 들끓고 있다. 그간 학생들은 성추행 교수에 대한 파면을 강력하게 요구해왔다. 공무원 징계 규정상 해임은 단순한 교수직 상실에 그치지만 파면은 퇴직금과 연금수령액도 함께 감액된다. 파면이 해임보다 강력한 징계다. 두 교수의 파면을 위해 지난 16일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은 파면 요구 성명서를 냈다. 또 페미니즘 동아리를 중심으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부산대에 재학 중인 김모(23) 씨는 “총장이 무관용 원칙을 말했음에도 해임에 그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두 교수를 둘러싼 성추행 의혹은 각각 지난 3, 4월 미투 폭로를 통해 불거졌다. L 교수는 2014년 대학원생에게 기 마사지를 명목으로 성추행을 했으며 이후 학생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K 교수의 경우 2015년 11월 12일 대학원생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며 세 차례 몸을 더듬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한편, K 교수에 대한 학내 징계와 별개로 피해자의 고소로 경찰 수사가 진행됐다. 이에 경찰은 최근 수사를 끝내고 K 교수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