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서 오는 차들도 좌회전 불가
- 국토청, 200ｍ 내 중복설치 안돼
- 주민 “거액 들여서 헛수고 했다”

경남 양산시 상북면 양산천을 가로지르는 별석교가 접속도로인 35번 국도로 좌회전이 허용되지 않아 운전자들이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하지만 관계 당국은 단순히 내부 규정만을 이유로 문제 해결을 외면하고 있어 주민의 반발을 사고 있다.

양산천을 가로지르는 양산시 상북면 별석교가 접속도로인 35호 국도로 좌회전이 안 돼 반쪽도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7일 상북면 주민과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등에 따르면 양산시가 37억 원을 들여 2016년 9월 개통한 별석교는 길이 87ｍ, 왕복 2차선으로 35번 국도와 25번 시도를 연결하는 교량이다.

그런데 현재 이 다리에서 35번 국도로 좌회전을 할 수 없다. 좌회전 신호체계가 설치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상행인 울산 쪽으로 가려면 다리에서 우회전해 부산 방향으로 2㎞가량 떨어진 주공 휴먼시아 아파트 앞까지 간 뒤 유턴해야 한다.

35번 국도 부산 방향에서 오는 차들이 별석교 쪽으로 좌회전도 할 수 없다. 이 차량들 역시 북쪽으로 2.1㎞가량 떨어진 상북면 한성아파트까지 갔다가 유턴신호를 받고 되돌아와야 한다.

이처럼 별석교와 35번 국도 연결지점에서 좌회전이 허용되지 않는 바람에 주민과 운전자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또 불필요한 유턴을 하게 되면서 해당 지점에는 교통체증까지 유발되고 있다.주민들은 “많은 돈을 들여 만든 다리가 불합리한 신호 체계 때문에 교통체증 및 주민 불편 해소라는 본래 설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도로를 관할하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좌회전의 허용 불가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국토관리청 관계자는 “별석교에서 울산 방향으로 200ｍ 떨어진 지점에 다음 달 중 석계산업단지 진출입 차량을 위한 좌회전 신호등이 설치될 예정”이라며 “‘일정 거리 내에 좌회전 신호체계를 중복 설치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내부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상북면 주민들은 “웅상 덕계동 7번 국도에는 100ｍ도 채 안 되는 거리에 좌회전 신호등이 각각 설치된 곳이 여러 군데”라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좌회전 불가를 고집하며 거액을 들인 다리를 제 기능을 못하게 하는 것은 당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