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의횟수 줄이고 보고 대신 토론
- 보여주기식 행사참가도 자제

김일권(사진) 양산시장의 탈권위 파격 행보가 눈길을 끌고있다. 김 시장은 1995년 민선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시장에 당선됐다. 그는 관용차를 소형 전기차로 바꾸고 비좁게 사무실을 사용하는 공무원들을 위해 시장실을 1층으로 옮기는 등 기초단체장으로 하기 힘든 결정을 잇따라 내리고 있다.

우선 김 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시장 업무용 관용차를 기존 카니발 차량에서 아이오닉 소형 전기차로 교체했다. 그는 출퇴근은 물론 관내 행사 참석 등 공무용으로 이 전기차를 이용하고 있다. 카니발 차량은 직원 출장용으로 전환해 장거리 출장 때만 따로 배차를 신청해 사용하고 있다. 김 시장도 서울이나 세종시 출장 땐 배차를 신청해 이 차를 이용한다. 김 시장은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환경 개선에 앞장서고 차량 유지비 등 경비를 절감하기 위한 조처”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3층 시장실을 1층 여성가족과 사무실과 맞바꿨다. 좁은 사무실에서 일하던 여성가족과 직원들은 종전보다 넓은 공간에서 쾌적하게 일하게 됐다. 시장실을 1층으로 이동한 것은 시민과의 소통 강화 측면도 포함됐다.

김일권 시장은 취임 후 3층의 시장실과 공간이 협소했던 1층의 여성가족과 사무실을 맞바꿨다. 사진은 시장실로 이사온 여성가족과 직원들. 양산시 제공

김 시장은 “시청사가 비좁아 업무처리에 고충이 많은 점을 고려했다”며 “향후 국장들도 과장처럼 같은 사무실에 자리를 마련하고, 국장실을 사무공간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는 국장실 폐쇄를 포함해 협소한 청사 공간의 효율적 활용 방안을 강구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업무 방식도 한결 자유스러워졌다. 김 시장은 관리자 회의 운영 방식도 일방적인 보고 형식에서 상호 토론의 쌍방향형으로 자유롭게 하고, 회의도 월 2회에서 1회로 줄여 실국장들의 부담을 줄이도록 했다. 읍·면·동에서 열리는 행사 역시 시장은 가급적 참석하지 않고 대신 읍·면·동장과 해당 시의원이 참석하도록 하는 등 시장의 보여주기식 행보를 줄이기로 했다. 김 시장은 “시장이 모든 일을 챙기다 보면 효율보다 형식이 중시돼 좋은 결실을 맺기 힘들다”며 “시민이 주인되는 위민행정이 모든 일의 으뜸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시장부터 솔선수범해야 직원도 따를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