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시티 사고와 유사 “안전 우려”

부산의 한 고층건물 공사현장에서 50대 인부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지난 3월 ‘엘시티 참사’와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다시 일어나면서 작업장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부산 중부경찰서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1일 오후 3시50분 부산 중구 중앙동 한 오피스텔 신축공사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A(58) 씨가 약 50ｍ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당시 A 씨는 건물 외벽에 설치된 17층 높이의 갱폼(대형 거푸집) 안에서 갱폼을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갱폼을 한 층 위로 올리기 위해선 크레인과 갱폼을 연결한 뒤 외벽에 고정된 갱폼 볼트를 풀어야 한다. 이번 사고는 볼트가 풀린 상태에서 위층에 다시 볼트를 박기 위한 작업을 하던 중 크레인에 연결된 줄이 끊어지며 일어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A 씨 외 5명의 인부는 갱폼 밖에서 A 씨의 작업을 지시하며 돕고 있었다”며 “생각보다 작업 시간이 길어지며 크레인 줄이 점차 팽팽해졌고 바람이 세게 불면서 줄이 갱폼 하중을 이기지 못해 끊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이번 사고는 건물 외벽에 설치된 SWC(Safety Working Cage) 안에서 작업을 하다 SWC와 건물 벽면을 고정시키는 앵커가 떨어져 나가며 인부 4명이 사망한 해운대 엘시티 추락사고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통상 외부 작업대를 올리는 것은 엘시티 사고처럼 자체 상승이 가능한 유압식과, 이번 사고와 같이 크레인이 갱폼을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나뉜다. 건설노조 부울경지부 강한수 교선부장은 “크레인 벨트도 결국 장기간 쓰면 실 가닥이 터지면서 한 번에 끊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원청은 이를 매일 점검해야 하지만 관fl 감독이 제대로 안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부서 관계자는 “고층 공사현장은 작은 실수가 곧 참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위험하다”며 “시공사를 상대로 과실이 있는지 살펴 혐의가 드러나면 입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