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정기국회서나 논의할 듯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21일 국회에 제출됐지만 국회 통과는 산 넘어 산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방안 실현을 위해선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언제 이뤄질지 기약하기 어렵다.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후폭풍에 휩싸인 자유한국당이 국회 정상화에 나설 여력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회 차원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 논의 주체인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는 9일 이후 활동기한이 만료된다. 정부가 이날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을 국회에 전달했지만, 사개특위 논의에 대한 여야의 입장도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사개특위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야당 간사들과 사개특위를 다시 열 것인지 이야기해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원내 지도부의 결정을 보고 특위 개최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거리를 뒀다.

사개특위가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지렛대로 다시 가동에 들어가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야는 올해 초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을 논의하기 위해 사개특위를 구성했으나 극심한 이견을 보이면서 6개월간 공전을 거듭해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다. 사개특위 활동기한도 오는 30일이면 끝난다. 사개특위 내부에서는 기한 연장 무용론도 나오고 있다. 재가동에 들어간다고 해도 ‘실익’이 없다는 점에서다. 자체적으로 법 개정안을 만든다고 해도 국회의 원 구성이 되지 않아 이를 최종 심사할 법제사법위원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한 사개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특위가 사법개혁을 위한 국회 논의기구가 아닌 정치 공방만 하는 터로 변질된 지 오래다. 어차피 아무 일도 못 할 특위를 연장하는 데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여야가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 법사위 간사인 김진태 의원은 “국회에서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아무런 사전설명도 없이 정부가 발표했다.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검경수사권 조정 논의는) 산 넘고 물 건너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