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사 내부공간 쓰면 수월하지만
- 임기 남은 현직과 ‘불편한 동거’
- 거리 떨어지면 작업 더뎌 꺼려

민선 7기 부산시장 인수위가 본격 가동된 데 이어 새 얼굴로 바뀔 기초단체장들도 인수위 사무실에 출근하며 구정 인수 작업에 나섰다. 먼저 인수위 사무실 위치를 놓고 구와 협의에 들어갔다. 일부 당선인은 구가 제시한 장소를 거부하고 구청과 가까운 선거 사무실을 활용한다. 현 구청장과 당선인 간의 보이지 않는 미묘한 신경전에 공무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18일 현재 각각 삼선과 재선에 성공한 기장군과 강서구를 제외한 지역 기초자치단체 14곳의 민선 7기 구청장 인수위원회의가 대부분 진용을 갖췄다. 인수위는 대부분 지자체의 문화회관, 동 주민센터 등 구 소유의 사무실을 쓰고 있다. 연제구와 동구의 경우 선거 당시 캠프 사무실로 이용했던 공간을 계속해서 쓸 예정이다.

중구 윤종서 당선인은 선거사무실을 그대로 이용하는 방안을 우선 고려했으나 중구가 제안한 중앙동 주민센터를 이용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윤종서 당선인 측은 선거사무실 계약 기간이 아직 남아 인수위 사무실로 계속 이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당선인 측에서 인수위원회를 꾸리는 데 맞춰 각 지자체에서는 인수지원단이 꾸려져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인수지원단은 크게 업무보고와 인수인계, 행정지원 분야로 나눠 새로운 단체장 체제에 대비한다.

인수위 사무실은 대부분 가깝게는 200ｍ에서 멀게는 4㎞ 안팎에 자리를 잡았다. 구청사 내부 공간을 활용하면 수월한 인수인계가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대신 불편한 동거라는 단점이 있다. 특히 현직 구청장과의 선거에서 승리한 당선인은 점령군처럼 청사에 들어오는 모습으로 비칠 염려가 있다. 다만 4㎞ 떨어진 지역에 자리 잡은 지자체의 경우 신속한 소통에 불편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선거사무실을 인수위 사무실로 활용하기로 한 연제구 이성문 당선인은 “구에서 제안한 거제3동 주민센터 내 공간도 좋다”면서도 “선거 동안 썼던 김해영 국회의원 사무실이 구청과 거리도 더 가까워 인수위 작업에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동구의 최형욱 당선인도 “청사 또는 구의회의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이 고려됐지만 아직 청장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며 “청사와 가까운 사무실이라 문제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위는 이날 대부분 워크숍 또는 인수지원단과 상견례 등을 진행했다. 인수위는 19일부터 본격적으로 단체장 업무 인수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들은 다음 달 초부터 시작되는 신임 단체장 임기에 맞춰 구정 운영과 공약 실천 방안을 구상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