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약 수용안될 땐 임명거부 방침

“일방적인 부단체장 임명은 지방분권에 역행하는 대표적인 적폐다. 부군수 임명권을 반드시 돌려받겠다.”
무소속으로 더불어민주당 돌풍을 잠재우고 3선에 성공한 오규석(사진) 기장군수의 행보가 거침없다. 오 군수는 당선 후 첫 간부회의서 ‘부군수 임명권’을 부산시로부터 돌려받겠다고 공언했다.

오 군수는 18일 이날 오전 첫 간부회의 자리에서 “부산시의 일방적인 부군수 임명을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 법과 원칙에 따라 부군수 임명권을 가져와 기장군 직원에게 돌려주겠다”며 “이것이야말로 지방분권을 실현하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상 기초단체의 부단체장은 기초단체장이 임명한다. 지방자치법 110조 4항에는 “시의 부시장, 군의 부군수, 자치구의 부구청장은 일반직 지방공무원으로 하되, 그 직급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며 시장·군수·구청장이 임명한다”고 돼 있다.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지금까지 부산의 부단체장은 시장이 임명하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졌다. 이 때문에 구·군은 광역단체인 시의 견제를 받았고, 직원의 사기도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많은 기초단체가 시의 예산 확보 등을 배경으로 시의 눈치를 봐야 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오 군수는 “시의 일방적인 부단체장 임명은 관선 시절부터 이어져 온 관행과 악습으로, 현대판 사심관 제도와 다름없다. 관선 시대의 매너리즘에 빠진 시부터 각성하고, 지방분권이라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도록 앞장서야 한다. 기장 부군수 자리는 주민과 동고동락한 기장군 직원의 몫”이라고 말했다. 또 오 군수는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에게 간곡하게 요청한다. 적폐 중의 적폐인 시의 부군수 임명을 중단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군에 돌려달라”며 “기장군은 시의 하부 조직이 아닌 상생과 협력의 동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군수는 시가 부군수 임명권을 수용하지 않으면 시의 부군수 임명을 거부하겠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