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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바람·홍준표 막말행진에 보수표심 마저 등 돌렸다

경남도지사·울산시장 선거결과 분석
방종근 김희국 기자 | 2018.06.13 23:46
- 경남, 한국당 헛발질에 ‘싸늘’
- 김태호 나홀로 유세에도 역부족
- 김경수, 정부와 함께 비전 제시
- 드루킹 의혹 정면돌파도 적중

- 울산도 전국 휩쓴 ‘문풍’ 영향권
- 인지도 꾸준히 키워 온 송철호
- 지역 첫 비보수 시장 권력교체
- 김기현, 현역 프리미엄 못 살려

경남과 울산의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송철호 후보가 각각 승리하면서 지방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13일 오후 부경대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경남도지사의 경우 지금까지 총 8번의 선거에서 무소속 김두관(5회 지방선거·2010년) 전 도지사를 제외하고 모두 자유한국당 계열의 후보가 당선됐을 만큼 경남은 한국당의 텃밭이었다.

김 당선인의 승리는 지난해 촛불혁명과 정권 교체로 발생한 민주당 바람이 경남에도 큰 영향을 미친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가 고스란히 선거판에 불어닥쳐 오랫동안 보수 성향 후보에게 표를 던졌던 경남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경남은 지난해 대선에서도 문재인 후보보다 홍준표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줬던 곳이다. 민주당 바람과 남북 정상회담만으로 김 당선인의 승리를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무엇보다 보수 진영의 자멸이 한몫했다. 경남도지사를 지낸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막말 논란으로 보수 진영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 홍 대표는 경남도지사 출신이지만 선거 운동 기간 딱 한 번 경남을 방문했다. 그것도 도지사 지원 유세가 아니라 자신의 측근으로 꼽히는 조진래 창원시장 후보의 사무실을 방문해 경남에서는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김태호 한국당 후보는 중앙당의 지원을 거절하고 나 홀로 운동을 펼쳤다. 김 후보는 선거 운동을 하면서 “도민들이 당에 대해 야단을 많이 친다”는 말을 끊임없이 토로한 대목에서 한국당이 얼마나 인기가 없었는지 알 수 있다.

여기에 김경수 당선인의 선거 프레임이 민심을 파고들었다는 평가다. 김 당선인은 자신과 문재인 대통령을 미래팀으로 규정해 경남의 미래 비전을 도민들에게 제시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민주당은 지난 11일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를 진주에서 열어 김 당선인을 지원했다.

김 당선인의 정면 돌파 전략도 통했다. 그는 선거 초반 드루킹 의혹과 관련해 집중적인 공격을 당했다. 하지만 김 당선인은 오히려 “TV만 틀면 나오는 남자, 연일 언론에 두들겨 맞으면서 더 강해지는 남자”라고 역공을 펼쳐 동요했던 민심을 잡았다. 이로 인해 선거의 귀재로 불리는 김태호 후보가 끝까지 선전했지만 한 번 넘어간 분위기를 돌리지 못했다.

보수의 영원한 텃밭으로 인식돼온 울산에서도 ‘문풍’은 비켜가지 않았다. 울산시장 선거 사상 처음으로 비보수인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후보가 승리했다.

지금까지 총 6번의 시장선거를 치르는 동안 보수 정당은 단 한 번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노동자가 많은 북구에서 노동계 후보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적은 있지만 광역단체장 자리는 비보수계 정당들에게는 넘지 못할 난공불락의 요새나 다름 없었다.

그런 울산에서 송 후보가 8전9기의 신화를 이룰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일단은 전국적으로 휘몰아친 ‘문풍’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여당 후보라는 프리미엄과 함께 국회의원 6번, 시장 3번의 도전에서 쌓인 송 후보의 인지도 역시 크게 작용했다. 또 “이제는 시켜줄 때도 됐다”는 동정론도 상당 부분 보태졌다.

반면 김기현 후보는 현역 시장 출신이란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입체적 바람을 등에 업은 송 후보의 공격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김 후보는 대과 없이 시장직을 수행했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강한 임팩트가 느껴지는 시정을 펼치지 못했다는 점이 유권자들이 손쉽게 등을 돌린 이유로 작용한 듯하다.

방종근 김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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