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전 주민 소외문제 등 논의

“우리 동네의 문제, 고리원전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에 대해 부산시민의 목소리를 내자.”

탈핵부산시민연대는 29일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부산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부산시민 대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의 발표자는 따로 정해지지 않았다. 부산시민이라면 누구든 참여해 해당 사안에 관해 얘기하고 공통의 문제를 찾으면 된다. 이날 행사에는 40여 명의 시민이 참석해 약 3시간30분간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탈핵부산시민연대 주최로 29일 부산시의회 대강당에서 열린 ‘고준위 핵폐기물, 10만 년의 책임을 위한 부산시민 대토론회’에서 참가 시민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에 대해 부산시민은 크게 두 가지 의견을 냈다. 하나는 공론화 과정에서 정작 원전 인근의 주민이 소외당한다는 점이다. 대안으로는 제대로 된 공론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고준위 핵폐기물의 존재와 그 위험성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원전과 관련된 어려운 용어가 원인인데 정부가 직접 나서 전문용어를 알기 쉬운 용어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토론회에 참가한 시민은 “서두르지 말자”고 입을 모았다. 녹색당 부산시당 강언주 사무처장은 “그간 핵폐기물에 대한 토론회는 많았지만 우리가 어떤 입장을 지녀야 하는지에 관한 토론회는 없었다”며 “이번 토론을 계기로 시민 간 공감대를 넓힐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탈핵부산시민연대는 지난 11일 정부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준비단’이 출범된 이후 부산시민 대토론회를 계획했다. 재검토위원회에 공동대응하기 위해 전국 시민단체가 ‘고준위 핵폐기물 전국회의’를 출범했지만 지역 주민들이 공론화 과정에서 배제되자 전국회의에 함께하지 않았다. 대신 시민의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 부산시민 대토론회를 마련했다. 부산시민 대토론회는 계속 이어질 계획이다. 탈핵부산시민연대 정수희 대표는 “시민 모두 머리를 맞대 얘기를 나누고 합의점을 찾아가야 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사한 형식의 토론회를 추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