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재송중 등 3차례 개최 예정

21일 오후 2시20분 부산 수영구 망미동 부산여상 강당. 전교생이 모두 모여 아이돌 댄스 공연에 열중하던 중 무대 주변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무대효과로 착각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곧이어 비상벨이 시끄럽게 울렸다. 갑작스러운 화재에 비상구를 향해 뛰어가는 학생은 일부 있었고 대부분 교사의 지도 아래 한 줄씩 강당을 빠져나갔다.

21일 콘서트 현장에서 갑작스러운 화재 상황을 가정해 부산 수영구 부산여상 강당에서 대피훈련을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사전교육과 시간에 맞춘 훈련이라는 딱딱한 형식의 대피훈련 대신 문화공연을 접목한 새로운 안전콘서트가 부산에서 열렸다. 전국 최초로 시도되는 ‘안전 하이(High) 콘서트’는 현장에서 갑작스러운 화재 상황이 발생할 때 시민들이 미리 배운대로 대피하면서 안전문화를 체득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오후 1시40분부터 시작한 행사는 부산 남부소방서 강항석 훈련주임의 안내에 따라 비상구와 대피요령을 숙지한 뒤 댄스 공연으로 이어졌다. 댄스팀의 공연에 열광하던 학생들은 잠깐 당황하는 듯했지만 이내 안전하게 대피를 끝냈다. 이후 부상자 구조 및 구급조치 시연으로 이어졌다. 대피를 마친 뒤 강당으로 복귀해 안전문화 퀴즈 등으로 교육을 마무리한 뒤 잠시 끊어졌던 공연을 이어가는 것으로 이날 행사가 마무리됐다.학생들은 ‘대피훈련을 위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만 통보받은 후 언제 불이 나는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훈련이 진행됐다. 전국에서 처음 시도된 방식의 훈련으로 재학생과 교사 등 750여 명이 참가했다. 부산시와 부산소방본부, 부산여상이 협업해 실제와 흡사한 상황을 조성했다. 부산여상 1학년 이지영(15) 양은 “갑자기 불이 났다고 해서 너무 놀랐다”며 “전혀 생각지도 못 한 순간에 일이 벌어져 잠깐 얼어붙기도 했지만 한 번 훈련해서인지 실제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오는 7월 재송중학교, 9월 해동중학교 등 올해 총 세 차례의 ‘안전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세 차례 콘서트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 많은 학교와 공공기관에서 이 같은 대피훈련을 벌일 계획이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