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흡한 내용 재조사·증언 추가
- 사망자 인정 부분도 보완키로

- “정부 개헌안 포함 국가적 사건
- 과소평가된 부분 재조명돼야”

부실 보고서 논란을 빚었던 부마항쟁 진상보고서 채택이 연기됐다. 정부가 헌법 전문에 부마항쟁을 넣기로 한 데 이어 진상보고서 채택까지 연장하면서 부마항쟁 재평가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 및 관련자 명예회복심의위원회(부마진상규명위)는 최근 회의를 열고 부마민주항쟁 진상조사보고서(안) 채택을 6개월 연기하는 데 합의했다고 21일 밝혔다.

진상보고서는 지난달 말 3년의 조사 끝에 처음 초안이 공개된 후 민주사회 단체를 중심으로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편향되고 사실을 왜곡한 보고서라는 지적(국제신문 지난달 20일 자 8면 등 보도)이 일면서 보고서 채택을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했다.

이에 부마진상규명위는 애초 다음 달 12일로 예정됐던 보고서 채택을 미루고 6개월간 수정하기로 했다. 지난 15일 새로 선임된 5명의 상임위원이 모두 채택 연기에 의견을 모으면서 이같이 결정됐다. 부마진상규명위는 수정 기간 조사가 부실했다고 평가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부마항쟁 관련자들의 증언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부마항쟁의 유일한 사망자로 추정되는 유치준 씨의 사망이 이번 보고서에서 부마항쟁 사망자로 인정받지 못한 부분도 보완한다.

상임위원인 차성환 민주주의사회연구소장은 “부마진상규명위 출범 취지는 제대로 된 조사로 부마항쟁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며 “이번 보고서는 그 목적이 달성되지 못했기에 활동을 연장해 업무를 꼼꼼히 완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에는 정부가 개헌안 전문에 부마항쟁 내용을 넣기로 하면서 재조명은 더욱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부마항쟁은 유신정권이 붕괴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에도 군부독재가 출범하고 항쟁 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과소평가돼 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부산과 경남 창원지역 민주화 단체들은 부마항쟁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제주 4·3사건과 5·18광주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 등은 모두 국가기념일로 지정돼 있다.

민주공원 김종기 관장은 “부마항쟁은 그동안 부산과 창원지역에 국한된 측면이 강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내년 부마항쟁 40주년을 맞아 창원의 부마항쟁기념사업회와 연석회의를 열어 부마항쟁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