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13년 만에 3월하순 눈
- 오늘 낮부터 날씨 차차 풀릴듯

절기상 춘분(春分)인 21일 부산 금정산은 눈으로 뒤덮였다. 오랜만에 보는 이색적인 모습에 시민은 스마트폰으로 눈 소식을 전했다. 눈이 많이 내린 부산 울산 경남지역 주요 도로는 교통이 통제됐다. 폭설에 놀란 일부 학교는 휴업했다.

춘분인 21일 부산 산간지역에 많은 눈이 내렸다. 동래구 만덕고개길에서 동래구 직원이 긴급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민철 기자

부산기상청은 21일 오후 4시 기준 산청 6.7, 함양 5.6, 합천 5.1, 사천 4.7, 진주 3.1, 거창 3.3, 함안 2.6㎝의 적설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부산지역은 기장에 0.7㎝가 내렸으나 공식 적설량은 아니다. 공식 측정소인 대청동에 눈이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21.2㎜의 비가 내렸다고 기록됐다. 3월 하순 부산에 눈이 내린 것은 2005년 3월 24일 이후 13년 만이다.

■일부 초등·유치원 휴업

눈이 많이 내리자 부산지역에는 초등학교 4곳이 휴업했고, 14개교가 등교 시각을 조정했다. 유치원 7곳과 특수학교 2곳도 문을 열지 않았다. 중·고교는 휴업 없이 25개교가 등교 시각을 늦췄다. 경남지역에서는 10개 시·군 42개교가 휴업했고 73개교가 등교 시각을 늦췄다.

저지대의 경우 눈이 쌓이지 않고 녹았으나 고지대인 부산 금정구 산성로, 수영구 금련산 순환도로, 북구 만덕고개길 등 8곳은 쌓인 눈으로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담당 지자체는 제설 장비를 동원해 염화칼슘을 뿌리고 눈을 치웠다. 전날에 이어 강풍주의보가 유지된 부산에서는 5건의 강풍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내린 눈으로 경남 6개 시·군 12구간에서 교통이 통제됐다. 해당 구간은 함양 오도재 마천~휴천(5㎞), 산청 밤머리재 금서~삼장(10㎞), 1026호선 지방도 합천~산청(3㎞), 창원~진해 안민고개(4㎞) 등이다. 울산에선 울주군 운문재, 삽재삼거리, 석남터널, 배내골삼거리, 북구 매곡산단 입구 등 5곳에서 차량의 출입이 제한됐다. ■북쪽 찬 공기, 저기압 만나 춘설

3월 하순 이례적으로 많은 눈이 내린 것은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남해상을 지나는 저기압과 만나면서다. 춘설은 일반적인 기상 현상은 아니지만 이례적인 것도 아니다. 꽃샘추위가 오는 때에 저기압과 만나면 이처럼 3월 눈이 내린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04년 이후 부산에 3월 중 가장 최근 눈이 내린 때는 2010년 3월 10일이다. 3월 중 역대 최대적설량 기록을 보면 ▷2005년 3월 5일 29.5㎝ ▷2005년 3월 6일 11.9㎝ ▷2010년 3월 10일 5.4㎝ ▷1984년 3월 6일 2.5㎝ ▷1984년 3월 1일 1.6㎝다. 3월 하순 또는 4월 초 눈이 내린 적은 총 22회였다.

기상청은 22일 새벽까지 부울경 대부분 지역에 비 또는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경남내륙과 산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쌓이는 곳이 있다. 예상 적설량은 부산과 경남 해안지역 1㎝ 내외, 경남서부내륙 3~10㎝, 울산과 경남내륙(서부내륙 제외) 1~5㎝다. 예상 강수량은 부산 울산 경남 남해안지역 10~30㎜, 경남내륙 5~20㎜이다. 낮부터는 차차 맑아져 10도 안팎으로 기온이 상승한다.

이종호 방종근 조민희 하송이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