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간서 돈 가로챈 2명도 집유

돈을 받고 취업을 알선한 버스회사 노조 지부장 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7부(김종수 부장판사)는 배임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산 한 시내버스 회사 노조 지부장 A(54) 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에게 돈을 건네며 채용을 청탁한 혐의(배임증재, 근로기준법 위반)로 기소된 B 씨에게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3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에게 취업 청탁을 해주겠다며 돈을 받아 챙긴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로 기소된 C(52) 씨에게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1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가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2015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지인 B(50)씨에게서 3명을 정규직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채용시켜 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A 씨는 2014년부터 3년간 노조 지부장을 하며 버스기사를 채용할 때 사측에 직원을 추천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청탁을 받은 A 씨는 대가로 700만 원을 받고 B 씨가 소개한 3명을 사측에 추천했다. B 씨는 A 씨에게 채용 청탁을 하면서 정규직 채용을 원하는 기사 3명으로부터 청탁금 2000만 원을 받아 이 중 1300만 원을 자신이 챙겼다.

C 씨는 2014년 11월과 2015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A 씨에게 채용 청탁을 해주겠다며 11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B, C 씨는 A 씨와 달리 채용 추천 권한이 없으면서도 이익을 챙겼다.

재판부는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시내버스 기사 채용 업무의 공정성을 저해하고, 구조적인 부패 관행으로 고착되면 사회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엄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 A는 노조지부장으로서 조합원의 복리증진 임무를 청렴하게 수행하여야 할 지위에 있었지만 채용 비리를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크다. 다만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취업 대가로 받은 돈을 돌려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