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성향 후보 단일화 합의
- 보수진영 3자 구도로 압축
- 양 진영 단일화가 최대 변수

오는 6월 경남도교육감 선거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당초 10여 명에 이르던 후보군이 설을 지나면서 공식 지지 선언이나 묵시적으로 지지하면서 후보직을 사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마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던 안종복 경남민예총 이사장은 22일 진보진영인 전교조 전 경남지부장인 차재원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출마 의사를 접었다. 안 이사장은 “교육감 출마 결심 이후 도민들과 교육 관련자들을 만나면서 많은 조언과 충고를 통해 진보교육의 꿈을 키워왔다. 하지만 진보 후보가 당선돼 아이들이 진심으로 행복하고 꿈을 키울 수 있는 경남교육을 이루기 위해 차재원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앞서 보수 진영 후보군으로 꼽히던 경남교총 심광보 회장도 지난 19일 “현재의 직무에 충실한 것이 경남교육 발전을 위한 최선이라고 판단해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출마설이 끊이지 않던 고영진 전 교육감(현 경남일보 대표이사)은 회사직에 충실하기 위해, 최해범 창원대 총장도 학교일에 전념하기 위해, 강재인 전 창원교육지원청 교육장은 김선유 전 진주교대 총장을 지원한다는 등의 이유로 중도 하차했다. 이로 인해 보수 진영 교육감 후보는 김선유 진주교대 전 총장, 박성호 전 창원대 총장, 이효환 창녕제일고 교장의 3자 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보수진영 후보들은 지난 20일 모처에서 만나 단일화를 위한 논의를 벌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을 모았지만 구체적인 단일화 방안에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진보 진영인 박종훈 현 교육감과 차재원 후보 측도 단일화를 위해 실무진 차원에서 활발히 의견을 나누고 있는 상태다.

이날 안종복 이사장의 출마포기 기자회견에 함께한 차 예비후보는 “선거에서 필승을 위해 단일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박 교육감 측과 단일화에 대한 견해가 커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며 단일화에 대한 가능성은 일단 열어 뒀다. 이어 그는 “보수진영에서 김선유 박성호 씨가 단일화에 실패하고 진보진영에서도 박 교육감과 (제가) 함께 출마해 4자 구도로 선거를 치른다고 해도 박 교육감 측은 불리한 싸움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이유로 진보 진영의 단일화는 오는 5월께나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 교육감 측 관계자도 “진보 진영에서 갈라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는 단일화 후보를 내는 것이 선거에서 유리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기기 위한 단일화보다는 아이들을 행복한 교육으로 이끌 수 있는 적임자가 누구인지를 따지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경남교육감 선거는 진보·보수 진영 간 대결에다 양 진영 후보 단일화 여부가 당선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후보 단일화 여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