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연출가. 연합뉴스

연극 연출가 이윤택(67)이 최근 자신을 둘러싼 일련의 성추문에 대해 사과했다. 자신의 성추행 및 성희롱 사실에 대해서는 순순히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성폭행 사실에 관해서는 강경히 부인했다.

19일 오전 서울 명륜동 30스튜디오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이윤택 연출은 “법적 챔임을 포함해 그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며 머리 숙여 사죄했다.

이 과정에서 ‘사죄는 당사자에게 자수는 경찰에게’라는 글귀가 적힌 종이를 든 여성이 “사죄는 당사자에게 하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에 이 연출가는 “당사자에게 사과하겠다”며 법적 절차에 따라 수사를 받고 공소시효가 지났다면 다른 방법을 통해서라도 처벌을 받겠다고 거듭 머리를 조아렸다.

공개사과 현장에 나타나 기습시위를 벌인 여성의 모습. TV조선

이날 이 연출가는 피해자와 연희단거리패에도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는 “선배 단원들이 항의할 때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 약속했는데 번번이 약속을 지키지 못해 이런 큰 죄를 짓게 됐다”며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단원들의 책임에 해서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며 사과의 말과 함께 머리를 조아리던 이 연출가는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강강히 부인하고 나섰다. 그는 “(성폭행 혐의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라며 폭력이나 강제성은 없었다며 행위 자체에 대해서 부정하지는 않는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서 “이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가 진행된다면 성실히 수사에 임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윤택 연출가의 성폭력 폭로는 지난 14일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의 온라인 게시물에서부터 시작됐다. 김 대표는 10년 전 이윤택 연출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이후 극단을 떠났다고 폭로했다. 이후 이 연출은 연희단거리패를 통해 사과했으나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가 언급돼있지 않아 세간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 연출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이어져 논란은 배가 됐다.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