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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문 열고 영업…밀양 참사 잊었나

다중이용시설 화재 점검 동행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 | 2018.02.13 19:31
- 부산소방본부 765곳 불시 점검
- 피난계단 앞에는 무거운 화분
- 화재수신기 꺼놔 작동 안하기도
- 참사 교훈 무색한 ‘안전불감증’
- 위반 39곳 과태료 부과 등 조치

지난 12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스크린골프장. 지상 20층 건물 중 지하 2층에 위치한 시설 내 방화문 7개 가운데 6개가 열려 있었다. 방화문 앞에는 성인 두 명이 힘을 들여야만 움직이는 무거운 화분이나 소화기 등이 비치돼 출입이 어려웠다. 위층으로 올라가는 피난 계단의 방화문이나 화재 시 대피공간 역할을 하는 피난 계단 부속실의 방화문도 마찬가지였다. 스크린골프장 점원은 소방 점검반의 지적에 서둘러 문을 닫으면서도 “비상문은 원래 열어 놔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의아해했다.

지난 12일 부산진소방서 관계자들이 부산진구의 한 백화점에서 방화셔터를 점검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본지 취재진과 동행한 부산진소방서 예방안전과 정심수 안전지도주임은 “화재 인명 피해의 가장 큰 원인이 화염으로 인한 유독가스다. 이를 막아주는 것이 방화문인데 평소 개방해두다 불이 나면 불길과 연기가 삽시간에 번져 제2의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층에는 골프를 치는 고객 30여 명이 있었고 흡연공간이 있어 화재 위험을 배제할 수 없었다. 업주는 “원활한 영업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사정했지만 현행 소방법 위반으로 적발돼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부산소방본부는 지난 12일 소방청의 ‘다중시설 피난통로 확보상태 전국 동시 불시 단속’ 특별 조사 지시에 따라 부산시내 다중이용시설 721개소와 판매시설 44개소를 불시단속했다. 이를 위해 부산시내 11개 소방서 근무자 326명을 140개조의 특별점검반으로 구성했다.

이날 특별점검반은 건물의 비상구와 피난 통로가 확보돼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점검 결과 765개소 가운데 726개소는 양호했다. 대형 백화점 전 층을 1시간30분 동안 둘러본 점검반은 화재셔터문이 내려오는 곳에 적재물이 쌓여 있는지, 방화문이 제대로 닫혀 있는지를 확인했다.

반면 비상구로 향해 있어야 할 유도등의 방향이 잘못 설정됐거나 방화문을 자물쇠로 잠가 놓은 시설도 다수 발견됐다. 심지어 화재 수신기를 임의로 꺼놔 불이 나도 방화셔터가 작동하지 않도록 한 대형마트나 방화문 재질을 나무로 바꾼 카페도 적발됐다.

소방당국은 위반사항이 적발된 39개소에 대해 조치명령 29건, 과태료 24건, 현지 시정 103건을 조치하고 빠른 시간 내 개선할 것을 명령했다.

한편 13일 오후 부산시도 다중이용시설의 화재예방 대응이 적절한지를 점검했다.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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