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영세… 비용마련 못해
- 관련단체, 기간연장·특별법 요구

경남의 1000여 개 무허가 축사가 2개월여 뒤 사용 중지 또는 강제 폐쇄될 위기에 처했다. 전국적으로는 7000여 개에 달한다.

경남도는 “오는 3월 24일 무허가 축사들의 적법화 유예기간이 종료되면 1000여 개의 축사에 대해 사용 중지 또는 폐쇄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2015년 3월 25일 시행된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1단계 유예기간이 3월 24일 종료되기 때문이다. 이 법에 따라 전국의 무허가 축사들은 지자체에 신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정부는 적법화 절차를 위해 유예 기간을 뒀다. 유예기간은 1단계로 대규모 축사(축사 면적 기준 소 500㎡ 이상, 돼지 600㎡ 이상, 가금류 1000㎡ 이상 등)는 3월 24일까지이다. 2단계는 2019년 3월 24일, 3단계는 2024년 3월 24일까지다. 유예기간이 지나면 사용 중지 또는 폐쇄가 이뤄진다.

문제는 사용 중지 또는 폐쇄될 수 있는 축산 농가가 많다는 점이다. 경남의 경우 1단계에 해당하는 축사는 2012곳, 2·3단계는 4040곳이다. 1단계 중 적법화가 이뤄진 곳 456곳(22.7%), 469곳(23.3%)은 진행 중, 나머지 1087곳(54.0%)은 적법화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진행 중인 무허가 축사의 적법화가 기한 내 끝나더라도 경남은 1단계 대상 중 절반 이상이 강제 폐쇄 또는 사용 중지될 가능성이 높다. 전국적으로는 1단계 대상 축사가 1만8619곳, 2·3단계 대상은 2만6684곳이다. 1단계 대상 중 적법화가 이뤄진 곳은 4555곳이며, 1129곳은 진행 중, 나머지 7354곳은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축산 관련 단체나 농가들은 법 개정 및 시행 과정에서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었고, 그동안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으로 적법화 절차를 제대로 밟지 못했다며 유예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 축산 관련 단체는 지난달 20일 서울에서 ‘무허가 축사 적법화 기한 연장·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총궐기대회를 갖기도 했다.무허가 축산 농가들이 적법화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지적도 있다. 축사 부지 측량과 신고, 설계, 분뇨배출시설 설치 계획서 제출 등에 평균 4, 5개월 걸리고 이행강제금 납부 등에 700만 원(축사 면적 200㎡ 기준) 이상 필요하다.

한 축산 관련 단체 관계자는 “적법화에 나서지 못한 농가들은 건폐율 문제 등 여러 이유를 안고 있다”며 “유예기간 연장과 적법화 조건 완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절반이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적법화 유예기간에 맞춰 2016년부터 축산 농가를 대상으로 교육과 컨설팅을 했다”며 “유예기간 연장이나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는다면 무허가 축사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적법화 대상 무허가 축사 단계 규모(축사 면적) 유예 기간 1 소 500㎡, 돼지 600㎡, 가금류 1000㎡ 이상 2018년 3월24일 2 소 400~500㎡, 돼지 400~600㎡, 가금류 600~1000㎡ 2019년 3월24일 3 소 400㎡, 돼지 400㎡ , 가금류 600㎡ 미만 2024년 3월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