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정부 대책마련 촉구”

부산 기장군 해수담수화시설(사진)의 막 여과 및 정수 관련 유지·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두산중공업이 인력을 모두 철수했다. 이로써 2년 넘게 통수가 안 된 데다 유지관리마저 중단돼 사업 중단 위기를 맞았다.
3일 부산시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일 부산 기장군 해수담수화 시설 내에서 근무하며 유지 및 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두산중공업 10여 명이 시설에서 전격 철수했다. 두산중공업 측은 지난 연말 공문을 통해 철수 의사를 밝혔으나 국토교통부가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자 철수를 감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중공업이 직원을 철수한 이유는 유지·관리비용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시설 유지관리비용의 절반 가량인 9억6000만 원은 시가, 10억 원(인건비)은 두산중공업 측이 부담했다. 올해는 유지관리에 24억 원가량 들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시가 지난해 10월 산업단지와 원전 등에 선택적 급수를 하려다 국토부가 해수담수화시설 소유권 문제를 이유로 통수를 중단하자 올해 유지관리비 예산을 책정하지 않았다. 시로부터 유지관리비용을 받을 수 없게 된 두산중공업 측이 직원 철수라는 강수를 둔 셈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4일 긴급 브리핑을 열어 정부에 기장 해수담수화시설의 대책 마련을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방사능 오염 논란과 무상양여 문제로 통수와 선택적 급수가 좌절됐고 최근 해수담수 병입수의 사회취약계층 공급 논란 등으로 상황이 더 나빠졌다”며 “애초 협약과 달리 담수화시설이 부산시로 무상양여가 어려운 상태에서 직원 철수라는 문제가 또 불거지자 시장이 정부에 향후 대책을 내놓으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

기장군 기장읍 대변리에 있는 해수담수화 생산시설은 물 산업의 해외시장을 선점하고자 건립됐다. 2009년부터 국비 823억 원, 시비 424억 원, 민자 706억 원 등 모두 1954억 원을 들여 2014년 역삼투압 방식의 담수화 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완공됐다. 그러나 삼중수소 검출 등 방사능 오염 논란으로 2년 넘게 통수가 미뤄졌다. 애초 협약과 달리 최근 국토부가 법률자문으로 시설 무상양여 불가 입장을 정하면서 선택적 급수가 무산됐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