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행편의 높여 걷기 좋아졌지만
- 유동인구 줄어 일부상가 타격도

“명물 씨앗호떡이 없어 섭섭해요.” “광장이 새로 생긴 것 같아 좋아요.”

20일 노점이 사라진 부산 중구 비프광장 일대. 이준영 기자

부산 중구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간에 남포동 비프광장의 노점 영업을 금지하자 반응이 엇갈린다.

20일 오후 비프광장. 씨앗호떡을 비롯해 먹거리를 파는 노점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 자리에는 BIFF홍보관과 포토존이 설치됐다. 중구는 2013년부터 BIFF 기간 노점 영업을 부분 금지했다. 영화제를 찾는 관광객들의 보행 편의와 깨끗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에는 비프광장 중앙무대 뒤편에 일부 노점 영업을 허용했으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자 올해 처음으로 모든 구간 영업을 금지했다.

반응은 엇갈린다. 경기도 수원에서 왔다는 이지은(여·23) 씨는 노점이 없어 아쉽다고 했다. 그는 “남포동 씨앗호떡이 유명하다고 해서 일부러 왔는데 못 먹어 섭섭하다. 인터넷에서 본 광경과 달리 휑해서 잘못 왔나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이영범(36) 씨도 “BIFF가 남포동에서 열렸을 땐 노점과 어울려 북적북적한 느낌이었다”며 “지금은 노점마저 없어져 BIFF가 완전히 ‘해운대 잔치’가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광객은 “비프광장이 드디어 광장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상인들도 다양한 의견을 나타냈다. 점포에서 분식류를 파는 김모(여·55) 씨는 “불법노점이 너무 난립해 정리가 필요했는데 사라지니 오히려 깔끔하고 다니기도 편하다”며 “이참에 노점을 아예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김모(47) 씨는 “관광객을 유인하던 노점이 사라지니 유동인구도 줄어든 것 같다. 매출에도 타격을 입고 있다. 불법이더라도 노점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구는 노점에 사용료를 부과하는 실명제를 연내 도입할 계획이다. 영업시간 규제와 격일제 영업을 구상 중이다. 이때는 노점 수가 축소되거나 노점 위치 변경이 불가피하다.

중구의회 황병연(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점은 비프광장의 상징이어서 모두 없애는 건 옳지 않다”며 “노점 실명제를 통해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영업이 가능하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