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재난대응법 번역 예정

‘준비된 뉴욕. 나의 비상계획’.

미국 뉴욕주가 한인들이나 한국인 관광객을 위해 마련한 한국어판 재난안내책자의 제목이다. 미국은 다양한 언어로 안내책자를 구비해 놓고 있다. 미국 자체가 여러 인종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아직 홈페이지에도 외국인을 위한 비상상황 설명서가 없다. 부산의 주민등록 외국인은 전체인구의 약 2% 수준이다.

미국 뉴욕주가 한인 등을 위해 제작한 한국어판 재난안내책자.

9일 부산시에 따르면 아직 부산시는 외국어로 된 비상계획설명서를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영어·일어·중국어로 구성된 비상계획 안내 샘플은 준비된 상태지만 아직 민간에 배포할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하지 않은 상태다. 작업 우선 순위가 다른 계획보다 후순위로 밀려 있는 탓이다.

미국은 다르다. 뉴욕시는 ▷아라비아어 ▷벵갈어 ▷한국어 ▷러시아어 ▷중국어 등 13개 언어로 된 비상계획가이드를 배포하고 있다. 또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스스로 대피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유도한다.예를 들어 도시철도나 버스가 다니지 않을 때 전화할 수 있는 사람을 적어두고, 택시 서비스회사의 연락처도 미리 적어놓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생명가방을 싸는 방법도 그림과 함께 자세히 나와 있다. 예를 들어 ▷방수용기에 보험카드·신용카드를 보관하라 ▷손전등과 배터리·라디오를 챙겨라와 같은 내용을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청각 장애인을 위해 미리 구조를 요청하는 글자를 써놓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뉴욕시재난대책본부 엘리언 칼혼 방사능 방재 담당은 “급박한 상황에서 비상가이드만 보면 최소한의 물품은 챙길 수 있도록 했다”며 “주민 대피가 자체적으로 어느 정도 진행돼야 재난방재국이 경찰·소방·보건당국과 연계해 사회적 약자 대피나 재건 업무에 집중하기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부산시도 외국인을 위한 재난대응 안내책자를 준비 중이다. 현재 준비된 외국관광객 보호계획을 영문으로 번역해 주요 관광지나 대중교통 집결지에서 배포할 예정이다. 미국 뉴욕=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