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물 좋은데 술 한잔하고 가시죠.”

지난달 14일 밤 11시 유흥업소가 밀집한 부산 연제구 연산동. 한 무리의 남성에게 유흥업소 종업원 A(34) 씨가 접근했다. A 씨는 남성들을 주점에 마련된 방으로 안내하고 주대와 접대부 비용까지 설명했다.

남성들은 그제야 출입문을 막고 경찰 신분증을 보이면서 위반 사항을 통지했다. A 씨는 “한 번만 봐달라”고 사정했으나 경찰은 A 씨는 물론 업주 B(여 ·50) 씨도 함께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지난 7월부터 2개월간 연산 교차로 일대에서 풍속환경 정화활동을 펼친 결과 호객행위를 한 16개 업소 업주와 종업원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또 종사자 명부를 작성해 보관하고 있지 않은 14개 업소를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하라고 연제구청에 통보했다.

연산 교차로 주변에서는 500여 개의 유흥업소가 밀집해 영업 중이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호객행위는 큰 골칫거리다. 도심 무질서를 부추기는 데다 새벽부터 영업하는 속칭 ‘2부 유흥’의 종사자들의 호객행위 탓에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불쾌한 일을 겪는 경우도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호객꾼들은 손님이 술을 얼마나 마시냐에 따라 돈을 받기 때문에 바가지요금의 원인이 된다. 술값 시비가 벌어지면 손님을 폭행하거나 감금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호객 행위를 신고한 경우 포상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