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영·서구의회, 관행에 제동
- 부적절 사용도… 일각선 “법제화”

부산 구·군의회 의장들의 모임인 부산시구군의회의장협의회(이하 부산의장협)의 운영 예산 편성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법적인 예산 편성근거가 없는데도 매년 구·군별로 400만 원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풀뿌리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해 지원 근거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부산 16개 구·군에 따르면 올해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이하 전국의장협) 운영 예산 600만 원이 편성됐다. 전국의장협으로 올라간 600만 원 가운데 400만 원은 다시 부산의장협으로 내려온다.

문제는 부산의장협이 현행법상 예산 지원단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현행 지방자치법과 지방재정법에 따르면 전국의장협만 예산 지원이 가능하다. 부산의장협처럼 광역시·도 단위 의장협의회에 대한 예산 지원 근거가 없다.

부산의장협의 경우 구·군별로 600만 원을 편성해 전국의장협에 분담금 형태로 납부한 뒤 400만 원을 돌려받는 ‘꼼수’로 운영돼 왔다. 수영구와 서구는 전국의장협 분담금 200만 원만 올해 예산에 반영했다.

부산의장협은 이렇게 받은 금액 일부를 부적절하게 사용하기도 했다. 2014년 제6대 후반기 구군의장협의회 국내 연수로 1100만 원을 썼다. 2015년에는 괌으로 해외연수를 가기 위해 3300만 원 상당을 집행했다. 감사원도 지난 3월 ‘지방자치 부담금 예산의 편성 및 집행 공익감사 청구 감사’ 보고서를 통해 “충남의 일부 기초단체가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임의단체 활동에 예산을 지출하는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주의 조처를 하기도 했다.

수영구의회 장성기(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산의장협 내부에서도 이러한 관행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며 “구·군 의장은 따로 업무추진비를 받는데도 혈세를 받아 쓰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전국의장협처럼 지역단위 의장협에도 예산 지원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부산의 한 기초의원은 “지역단위 의장협이 전국의장협보다 더 자주 만나고 활동도 많다. 기초의회 활성화 차원에서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예산 지원을 합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