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경영진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손승범(사진) 전 KAI 차장에 대해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검찰은 지난해 6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연인원 100명을 투입해 손 씨 추적에 나섰지만 1년 넘게 행방을 찾지 못한 상태다.

서울중앙지검은 손 전 차장을 지난 24일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공개 수배한다고 25일 밝혔다. KAI 인사운영팀 소속으로 항공기 개발 외부 용역 계약을 맡았던 손 씨는 2007∼2014년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과 경공격기 FA-50을 개발하는 용역사 선정 업무를 맡았다.

손 씨는 컴퓨터 수리사를 운영하던 처남 명의로 설계 용역사 A사를 차려 247억 원대의 물량을 챙기고 20억여 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누군가 손 씨의 도피나 잠적을 돕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손 씨가 붙잡히면 비자금 조성 경로와 용처를 밝혀 KAI의 경영 비리 전반에 대한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특경법상 배임 혐의로 손 전 차장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라며 “혐의는 검거 후 추가 수사를 거쳐 바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