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3명이 숨지고 20명이 중상을 입은 이른바 '해운대 광란의 질주' 사건의 가해자가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항소심은 사고 당시 의식이 없었다는 1심의 판단을 유지한 채 피고인의 건강상태 등을 이유로 형량을 낮췄다.

부산지법 형사4부(서재국 부장판사)는 29일 지난해 7월 부산 해운대신시가지에서 23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등으로 기소된 김모(53) 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금고 4년을 선고했다. 1심은 김 씨에게 금고 5년을 선고했다. 1심은 김 씨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판단해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봤고, 뇌전증으로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운전했다는 예비적 공소사실은 유죄를 인정해 금고 5년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즉각 항소했고, 김 씨도 1심 형량이 무겁다고 항소했다.재판부는 "검찰 증거만으로는 사고 당시 김 씨가 의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이어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1심이 유죄로 인정한 부분을 자백했고 유족 및 피해자와 대부분 합의했다"며 "악성 뇌종양을 앓고 있는 건강상태를 고려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