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체 "정규직 아냐" 책임 회피

고급 외제차 딜러가 억대의 자동차 대금을 개인통장으로 받고 잠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9일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A 씨가 외제차 딜러 B(31) 씨에게 잔금을 보냈는데 차를 넘겨받지 못했다며 19일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A 씨는 법인차 구입을 위해 지난 4월 10일 H사 전시장을 방문했다. 딜러 B 씨에게 상담을 받은 그는 선금 100만 원을 H사 법인 계좌에 입금했다.

4월 26일 A 씨는 B 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B 씨는 통화에서 "개인 계좌로 잔금 7524만 원을 입금하면 다른 판매 회사로부터 차를 구해 빨리 인도하겠다"고 말했다. A 씨가 개인 계좌로 입금하는 것을 꺼리자 B 씨는 "전시장에 와서 계약서를 쓰자"고 안심시켰다. A 씨는 정상적으로 구매하면 차를 받는 데 3개월이 걸리는 것을 알고 큰 의심 없이 잔금을 입금했다.이때부터 B 씨는 각종 핑계를 대며 인도를 차일피일 미루기 시작했다. A 씨가 전시장을 찾아갔을 때는 이미 B 씨가 병가를 내고 잠적한 상태였다. B 씨는 A 씨를 포함한 3명으로부터 1억 원 이상을 개인통장으로 입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H사 측은 "B 씨는 정규직이 아닌 판매수수료를 받는 기타사업자이다. 계약서에도 법인 계좌로만 거래하라고 명시돼 있다. 개인이 거짓말을 해서 개인 통장으로 받는 것까지 다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H사에 대해서도 고소를 검토 중이다. A 씨는 "딜러 채용·관리도 회사 책임 아니냐. 나 같이 잔금을 떼인 경우 외에도 B 씨에게 속은 사람이 10명이 넘는다"며 "대기업을 믿고 계약했는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