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장 주민 1만200여 명 대상
- 금정·해운대 배포시간도 단축

부산시가 원자력발전소 반경 5㎞ 이내 거주민에게 갑상선 방호약품(요오드제)을 사전에 배포할 수 있도록 약사법 개정을 요청했다.

고리원전. 연합뉴스

부산시는 최근 경남 거제시에서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 주최 워크숍에서 원전 5㎞ 이내 주민에게 방호약품을 미리 배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고 5일 밝혔다.

지금은 방호약품을 보건소·학교·병원 등에서 보관하다가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나눠주게 돼 있다. 방호약품인 요오드제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의사 처방이 없으면 줄 수 없고 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은 원전 5㎞ 이내 주민에게 방호약품을 사전 배포한다. 영국을 비롯해 유럽의 원전 보유 10개국도 방호약품을 미리 나눠준다.이에 따라 시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방호약품을 사전에 배포할 수 있도록 약사법 23조 개정을 요청했다. 법 개정이 안 된다면 원전 5㎞ 이내에는 사전 배포가 가능하도록 예외 규정을 마련하라고 원자력안전위에 건의했다. 현재 고리원전 반경 5㎞ 이내에는 1만200여 명이 살고 있다.

시는 고리원전 반경 21㎞ 이내로 설정된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에 포함된 기장군과 해운대·금정구의 방호약품 배포 체계도 바꾼다. 현재 방호약품은 3개 구·군의 초·중·고 99개 학교와 보건소에서 보관 중이다. 이 중 보건소에서 보관하는 방호약품을 읍·면·동사무소로 옮겨 유사시 방호약품 배포 시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핵심은 읍·면·동 사무소에 별도의 보관 장소를 지정한 뒤 통이나 이(里) 단위로 분류해 보관하는 것이다.

시는 6~17일 각 읍·면·동의 인구와 보관 장소, 보관 시설 등을 지정한 뒤 다음 달까지 배포를 끝낼 계획이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