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중 협상도 타결여부 불투명
- 저도 반환운동도 서명 등 늦춰져

국방부 소유로 천혜의 원시림을 간직한 경남 거제 지심도(只心島)의 소유권 이전 절차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매각 가격으로 반환에 진통을 겪는 거제 지심도. 국제신문DB

거제의 또 다른 국방부 소유로 대통령 여름 휴가지로 유명한 저도(猪島)는 이전 서명운동에 착수조차 못해 답보 상태다. 거제시가 두 섬을 시민 품으로 이관시켜 새로운 해상관광 루트를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30일 거제시에 따르면 국방부 소유인 일운면 지심도(33만8000㎡)의 소유권 이전에 대한 매각 대금을 둘러싸고 국방부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지심도에 있던 국방과학연구소의 해상시험소를 서이말 등대 인근 부지(14만8000㎡)로 옮겨 시험운행에 들어가면서 이전 절차는 거의 마무리됐으나 매각 대금이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시는 지심도 소유권 이전과 관련해 공시지가 매입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국방부는 감정 후 감정가 매각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심도 공시지가는 12억 원인 반면 감정가는 30억~4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는 대체 부지인 서이말 등대 부지의 공시지가가 3억 원임을 감안하면, 나머지 9억 원만 국방부에 지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국방부가 대금 산정으로 감정가를 고수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시는 2월 중으로 협상 절차를 마무리 짓고 소유권 이전 절차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협상 결렬 시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시는 2005년 국방부에 지심도 이관을 건의한 뒤 4만8000명의 시민 서명운동과 국회 청원 등 지심도를 돌려받기 위해 줄기차게 노력한 결과 2013년 6월 국방부와 소유권 이전 합의각서를 체결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소유권 이전을 완료하겠다는 시의 계획은 매각 대금 문제로 해를 넘기면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거제의 또 다른 국방부 소유인 저도도 소유권 이전이 답보 상태다. 지난해 거제시발전연합회가 범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에서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저도 이전이 속도를 내는 듯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도 시민 서명운동은 착수조차 못하고 있다.

거제시가 지심도 이전이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저도 이전마저 요구하는 것은 국방부를 압박하는 행위라고 판단하고 저도이전 서명 운동을 지심도 이관 이후로 늦춰줄 것을 중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2월 중으로 국방부와 지심도에 대한 소유권 이전 절차가 최종 마무리되면, 저도 또한 시민사회단체에서 서명운동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며 "두 섬이 시민 품으로 돌아오면 거제 해양관광산업이 양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