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질조사·靑 압수수색 검토
- 소환불응 최순실 영장 방침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구속된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22일 소환해 박근혜 대통령이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했는지 추궁했다. 또 박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 수사를 위해 청와대 압수수색도 검토 중이다.

'문화·예술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김기춘(왼쪽)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2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나란히 수갑을 찬 채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교도관들과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새벽 구속된 김 전 비서실장은 이날 사복 차림으로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는 '블랙리스트를 인정하느냐'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김 전 실장은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명단인 블랙리스트 작성·관리를 주도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고 있다.

특검은 조윤선 전 장관도 불러 블랙리스트의 윗선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특검은 두 사람이 그동안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한 만큼 대질조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또 다음 달 초로 예상되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 준비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검은 이르면 설 연휴 이전에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 대면조사와 청와대 강제수사는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특검팀은 '최순실 국정 농단'과 박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을 규명하려면 강제수사권을 발동해 청와대 내부에 들어가 자료를 확보하는 실질적인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본다. 박 대통령 측에서 대면조사에 불응할 경우 현재로선 강제수사할 방법도 없다.

특검은 줄곧 소환에 불응하는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씨를 강제로 조사실에 앉히기 위해 체포영장을 청구한다. 최 씨는 전날에도 특검 수사팀에 '강압수사'를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