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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청 사상 초유 차압 '빨간 딱지'

도로공사 대금 소송 패소…집행관 강제집행 절차, 일부 층 압류 수모 당해
윤정길 송진영 기자 | 2016.10.04 22:33
부산시에 강제집행 절차인 '빨간 딱지(압류표시)'가 붙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부산시가 도로 공사 대금을 둘러싼 민사소송에서 패소한 뒤 집행관이 4일 시청에서 강제집행 절차에 나섰다. 광역자치단체가 강제집행 대상이 되면서 부산시는 수모를 겪게 됐다.

4일 오후 부산시청 집기에 압류표시가 붙어 있다.
이날 오후 2시30분께 부산시청에 집행관이 민사소송 결과에 따른 강제집행을 위해 진입했다. 이에 시 청원경찰이 각 부서를 돌며 "집행관이 와서 컴퓨터 등 사무기기에 압류할지도 모르니 동요하지 말라"고 알리는 촌극이 벌어졌다. 직원들은 검찰의 압수수색이 아닌 유례 없는 집행관의 강제집행이 있을 것이라는 소식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시청 26층 등 일부 층에는 실제 압류 절차가 진행돼 TV와 PC 등에 빨간 딱지가 붙었다. 시의 한 직원은 "시청에 빨간 딱지가 붙는 게 말이 되느냐"며 "도대체 담당자들이 일을 어떻게 처리했길래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한심하다"고 푸념했다.

이날 강제집행은 지난달 말 법원의 판결에 따른 것이다. 부산지법 민사11부(조민석 부장판사)는 부산 외곽의 동면~장안 연결도로 건설 공사와 관련, 시공사가 부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소송에서 시는 시공사에 간접공사비 14억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원고인 I건설사는 예산 미확보 등 원인으로 공사기간이 연장되면서 공사비가 급증했다며 추가 공사비 21억8700여만 원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선고는 지난달 21일 열렸고, 항소 기간(판결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이 남아 있다.

시는 지난달 26일 법원에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했고, 이날 법원은 일정 금액 공탁을 조건으로 신청을 받아들였다. 공탁 금액은 1심 선고 금액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날 강제집행이 이뤄지는 시간대 공탁을 완료했다. 하지만 집행된 압류를 해제하려면 소송을 벌여야 한다. 시 관계자는 "오늘 오전 법원의 결정이 나왔고, 이에 따라 공탁을 하려 했으나 원고가 강제집행을 벌여 이런 일이 벌어졌다. 원고 측 회사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 강제집행 절차를 밟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윤정길 송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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