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부산지역 개문냉방(문 열고 냉방 영업) 점검에서 과태료를 낸 사업장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사용제한에 관한 공고'에 따라 지난 12일부터 26일까지 개문냉방 단속을 했다고 29일 밝혔다. 애초 산자부는 올여름 개문냉방 단속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지속적인 폭염에 예비전력이 급락하고 가정용 전기의 누진제 문제가 불거지자 계획을 변경(본지 지난 12일 자 4면 보도)했다.

부산지역 16개 구·군도 지난 3주간 현장 단속을 벌였지만 실제로 과태료를 부과한 사업장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가 지난 10일부터 26일까지 점검 내용을 취합한 결과 4982곳 가운데 1차 경고를 받은 사업장도 6곳에 불과했다. 개문냉방 단속은 1차 적발에는 경고장만 발부하고, 2차 적발 시부터 50만~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단속 권한을 가진 기초지자체들은 현장에서 문을 열고 냉방영업을 하는 사업장이 적었고, 상인들도 계도에 잘 따라줘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부산에서는 1만1128개 사업장을 점검해 2건의 경고장만 발부했고, 2012년 이후 과태료를 부과한 것도 1건(중구)뿐이다.

부산시민햇빛에너지협동조합 구자상 이사장은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은 형식적으로는 절약을 유도하지만 실제 에너지를 낭비하는 구조다. 대기업에는 싸게 공급하면서 시민들에게 부담을 주는 모순적 에너지 정책부터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