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상봉동 주민자치센터 한글교실 수강생 할머니들이 작품집 '내 인생의 아름다운 도전'을 들고 즐거워하고 있다.

- '내 인생의 아름다운 도전' 발간

경남 진주시 상봉동 주민자치센터 한글교실 수강생 할머니들이 그동안 틈틈이 써내려간 글들을 모아 '내 인생의 아름다운 도전'이란 작품집을 펴냈다. 한글교실 수강생 50명이 6개월간의 준비 끝에 발간한 이 작품집은 130쪽 분량으로, 동화 읽고 줄거리 쓰기, 시, 일기, 생활문, 편지글 등 창작 글쓰기와 한글기초 쓰기 등으로 꾸며졌다.

작품집은 컴퓨터 키보드로 입력해 편집한 다른 문집과 달리 수강생들이 쓴 글을 그대로 복사해 가감 없이 편집한 게 눈에 띈다. 그래서 글씨는 삐뚤삐뚤하고 띄어쓰기, 맞춤법 등이 어긋난 문장도 곳곳에 보인다. 정식 편집보다 한글 배움을 통해 얻은 자신감과 성취감을 가족과 지인들에게 표현하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문맹에서 벗어나려 했던 마음과 노력이 얼마나 간절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도 많다. 한 수강생은 '사랑하는 손주들에게'라는 글에서 "상봉동 한글교실에서 한글을 배워 글을 몰랐을 때의 갑갑함에서 벗어나 내 손으로 너희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작품집 발간을 위해 상봉동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최외숙)와 한글교실 박용문(71) 지도강사의 노력이 컸다. 이들은 한글교실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끝까지 배움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작품집을 내기로 하고 그동안 뒷바라지를 해 왔다.

송창준 상봉동장은 "한글교실 할머니들의 모습은 여느 어린 학생들이 학교 다니는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적지 않은 연세에도 바른 자세로 공부하는 모습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주민자치 프로그램 운영 당사자로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한글교실 박 강사는 "달팽이가 벽을 오르듯 한 발짝 올라갔다가 미끄러지고 다시 한 발짝 올랐다가 미끄러지기를 반복하는 것처럼 한글이라는 산을 오르기 위해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쓰고 또 쓰기를 반복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어린 학생들보다 더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며 지난 작품집 준비와 수업 과정을 회고했다.

진주시 상봉동 주민자치센터는 2000년 4월부터 가정형편 등으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60, 70대 노인을 대상으로 한글교실을 열고 있다. 이는 상봉동 주민자치센터의 대표적인 주민자치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