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집 북콘서트·스피치도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

부산의 지식인들이 부산대 총장 직선제 유지를 위해 이 말을 남기고 투신한 고(故) 고현철 부산대 교수의 정신을 계승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정신을 되살리기 위한 행동에 나선다.

부산지역 대학교수, 강사, 시민단체, 예술인 등 30명은 18일 오후 3시 부산시청 앞에서 '부산 선언-나도 고현철이다'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선언'을 공개한다고 17일 밝혔다.

'부산 선언'은 지역 학계, 시민단체, 예술계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는 지식인들이 고 고현철 교수가 알리고자 했던 민주주의 정신을 전파하고 계승하겠다는 선언을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교수, 대학강사, 학생, 시민 등 440명이 서명을 했다. 일상에서 자행되는 비민주적 요소를 찾아내 이를 공론화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이들은 기자회견 이후 고 고현철 교수의 시집을 함께 읽는 북 콘서트, 사회에서 벌어지는 여러 문제에 관한 생각을 나누는 시민 스피치 등의 행사도 열기로 했다. 다양한 행사를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부산 선언'은 고 고현철 교수 투신 사건 이후 지역의 지식인들이 그의 정신을 알릴 필요가 있다는 여론을 형성하며 시작됐다.

'부산 선언'을 주도한 부경대 남송우(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고 교수의 희생으로 부산대 총장 직선제를 지켜냈지만 아직도 대학의 민주주의를 흔들려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이번 선언을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