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물 밖으로 나오지 않아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핵 추진 잠수함 미시간호. 한국에서는 두 번째로 내부를 공개했다. 미국 군사력의 상징인 핵 추진 잠수함 미시간호(SSGN 727)가 지난 23일 부산에 입항했다. 미 해군은 배수량 1만8000t(길이 170.7m·폭13m)의 미시간호 규모와 비슷한 핵 추진 잠수함 3척을 보유하고 있다. 미시간호 등 2척은 태평양에, 나머지 2척은 대서양에 배치돼 임무를 수행 중이다. 

6·25 전쟁 발발 65주년을 맞은 25일 에릭 뷰리안 함장의 안내로 남구 용호동 해군 부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미시간호 내부를 둘러봤다. 갑판 해치를 열고 철제 사다리를 타고 가장 위층인 1층으로 내려갔다. 미시간호는 4층 구조다. 사다리 길이는 8m. 1층에는 잠수함의 수심과 공기 압력 등을 조정하는 조타실이 있다. 이곳에는 기계식 잠망경과 적외선 기능이 포함된 최신식 전자 잠망경이 공존한다. 뷰리안 함장은 "시야가 흐리거나 야간을 제외하고 아직 자연빛을 사용하는 기계식 잠망경이 바깥을 살피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2층에는 24개의 미사일 발사대가 위용을 드러냈다. 1982년 취역 당시 사정거리가 1만㎞가 넘는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냉전시대가 종식되고 대테러작전 등 미국의 안보환경이 변화하면서 10년 전 1600㎞ 거리의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하도록 개조했다. 1개의 발사대에는 최대 7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나머지 2개의 발사대는 특수전 요원들이 수중침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3층에는 160여 명의 승조원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사병식당과 침실이 자리 잡았다. 승조원 침실은 9인용으로 16실이 있다. 잠수함의 맨 아래층인 4층에는 어뢰통제실과 어뢰발사대가 있다. 잠수함 좌우 측에 각각 2대의 발사대에서 모두 8기의 어뢰를 발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핵 추진 잠수함인 미시간호는 디젤 등 연료를 사용하는 우리나라 잠수정과 달리 연료를 공급받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평시에는 식량 및 승조원 건강 등의 이유로 3개월에 한 번 육지에 입항한다. 그렇다면 3개월 동안 최대 243m의 심해를 잠수하는 동안 산소 공급은 어떻게 할까. 함정에는 해수담수화 설비가 돼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소를 사용한다. 바닷물이 마르거나 미시간호가 생명을 다하지 않는 한 물과 공기가 무한정 공급되는 셈이다.

미시간호가 외부에 공개된 것은 2011년 5월에 이어 두 번째. 미시간호는 오는 30일까지 부산에 머물다가 일본으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뷰리안 함장은 "6·25전쟁 발발 65주년이라는 역사적인 날에 피란수도였던 부산에 있다는 것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