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선 폐선 부지를 활용해 '동서통합 남도 순례길'을 조성하자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경전선 폐선 부지가 있는 영호남 8개 시·군과 민간단체는 9일 진주시청에서 모임을 갖고 경전선 복선 전철화 사업으로 발생하는 경전선 폐선부지에 동서통합 남도 순례길을 조성하자는 민관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구상단계에 그쳤던 남도 순례길 조성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행사에는 동서통합 남도순례길 추진위원회 영호남 대표와 박완수 창원시장, 하성식 함안군수, 조유행 하동군수, 윤상기 진주시 부시장, 서기용 사천시 부시장, 이종철 김해시 건설방재국장, 윤인휴 광양시 부시장, 송영종 순천시 부시장 등 경전선이 지나는 경남과 전남지역 단체장(일부 대행)이 참석했다.

이들은 공동선언문에서 "경전선 복선화 사업으로 멈춰 선 경남 삼랑진에서 전남 순천까지 168.97㎞의 철길은 남도인의 삶과 역사가 자리한 훌륭한 문화공간"이라며 "이를 동서통합 남도순례길로 되살려 영호남 화합과 소통의 통로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정부와 국회가 폐선 부지 무상활용 등에 힘써 줄 것을 요구했다.참석자들은 공동선언문 발표를 계기로 향후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폐선 구간을 지자체가 별도로 개발하지 말고 새로운 생태, 레저, 관광, 문화 인프라를 연계 구축해 세계적 명물로 만들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구체적으로 도심에는 '뉴욕 하이라인'(뉴욕시가 폐선을 이용해 만든 도심 공원)처럼 녹지대를 조성하고, 외관은 미국의 'Rail to Trail'(폐선을 이용한 오솔길) 형태의 친환경 길을 내는 방안 등이 나왔다.

경전선은 경남 밀양시 삼랑진역에서 광주시 송정역에 이르는 길이 300.6㎞의 철도다. 이 가운데 진주에서 순천까지는 2015년 완공 예정으로 복선화 사업이 진행 중이며, 복선으로 개통된 경남지역의 상당 구간은 이미 폐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