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행정구역 통합 대상 6개구 주민 2명 중 1명(48.2%)이 통합의 필요성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통합이 불필요하다는 의견(21.3%)보다 배 이상 많은 것으로, 통합 논의에 소극적인 정치권과 달리 지역주민들은 통합 필요성에 공감했다. 

한국지방정부학회는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인구와 면적 기준으로 모두 부산지역 15개 자치구 평균에 미달해 통합 대상으로 제시한 중구 동구 서구 영도구 연제구 수영구 등 6개구 주민 1200명(구별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중구 주민 44.0%가 동구와의 통합에 찬성해 반대(41.0%)보다 약간 우세했다. 동구 주민 69.5%는 중구와의 통합에 압도적으로 찬성했고 반대는 13.5%에 그쳤다. 동구는 통합에 적극적이지만 중구는 다소 미온적이어서 중·동구 간 온도차를 보였다. 서구 주민 61.5%가 중구와의 통합에 압도적으로 찬성했고 반대는 17.5%에 불과했다.

영도구 주민 43.0%는 중구와의 통합에 찬성했고 23.5%는 반대했다. 수영구 주민 41.0%가 남구와의 통합에 찬성해 반대(30.0%)보다 많았지만 연제구와의 통합에 대해서는 반대가 60.0%로 찬성(15.0%)보다 우세했다. 하지만 연제구 주민은 동래구, 수영구와의 통합에 모두 반대(각각 54.5%, 58.5%)했다. 특히 이들 6개구 주민은 중·동·영도구, 중·동·서구, 중·동·서·영도구 등 3, 4개구 통합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 견해를 보였다.

한국지방정부학회는 자치구 통합에 따른 비용절감효과를 분석한 결과 중구와 동구(1안)를 통합하면 공무원 정원 감축, 유관기관 통합, 구청장 및 구의원 수 감소 등으로 10년간 1710억 원의 편익을 얻을 것으로 추산했다. 지방정부학회는 ▷중구+동구+서구(2안) 3337억 원 ▷중구+동구+서구+영도구(3안) 5027억 원 ▷중구+동구+서구+영도구, 동래구+연제구, 남구+수영구(4안) 8507억 원의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방정부학회와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4일 오후 2시 동구 부산일보 대강당에서 열리는 '바람직한 행정체제 개편과 지역발전'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다. 부산경실련은 앞으로 중·동구를 중심으로 주민설명회와 서명운동을 전개해 자치구 통합 의견을 추진위에 전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