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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 탓 기계 부식” 감천항 수산단지 민원

폐수처리시설 용량 적게 설계, 기준치의 최고 20배 악취 발생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2022.01.27 18:58
- 입주사 가동 늘면서 ‘설상가상’
- 부산시 원인조사 용역 시행 예정

부산 서구 감천항 수산가공선진화단지가 출범 10년 차에도 고질병인 ‘악취’ 문제가 계속되면서 일부 입주기업은 악취의 주 원인인 고농도 암모니아 탓에 기계가 망가진다는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부산시는 관련 용역을 시행할 예정이지만 애초 설계된 폐수처리시설 용량이 부족해 해결 방안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부산 서구 수산가공선진화단지에서 한 입주업체 대표가 녹슬고 부식된 냉각기 배관을 가리키고 있다. 서정빈 기자
27일 수산가공선진화단지 입주기업협의회와 시에 따르면 단지 내 암모니아 가스 때문에 기계가 내구연한보다 빨리 고장난다는 신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2019년 수산가공단지 B동에 입주한 A 사는 폐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 가스 탓에 공장 내부 기계 부식이 너무 빠르게 진행된다며 시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 업체는 입주 후 얼마 안 돼 배관 등이 빠르게 부식돼 한차례 주요 장비를 교체했지만 최근 같은 문제가 반복돼 다시 부품을 모두 바꿔야 할 상황에 처했다. A사 대표는 “사하구 장림동에서 공장을 운영할 때는 이런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AS 기사가 점검한 결과 공기 중에 암모니아 가스 농도가 높아 금속이 빨리 부식된 것 같다고 했다”고 호소했다. 현재 입주기업 48곳 중 4곳 이상에서 기계 이상을 호소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노동자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B 씨는 “암모니아 때문에 기계가 상할 정도면 호흡기에도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 하루빨리 대책 마련을 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산가공단지 악취 문제는 2013년 기업 입주 후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해양수산부와 시가 국내 수산가공산업의 중추 기지로 육성하자며 1421억 원을 투입해 단지를 설립했지만 폐수처리시설이 ‘체급 미달’이었기 때문이다. 7층 규모 아파트형 건물에 들어선 업체가 하루 배출하는 폐수의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입주 당시 2000ppm을 웃돌지만, 폐수처리 시설은 3분의 1수준인 700ppm을 기준으로 설계됐다. 이듬해 수산가공단지를 시공한 대우건설이 8000만 원을 들여 수질 개선 시설을 설치했음에도 법정 기준치의 최고 20배에 달하는 악취가 진동할 정도였다.

더욱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러시아산 냉동수산물이 감천항으로 몰려들면서 단지 가동률 상승과 함께 악취가 더 심해졌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감천항에 들어온 물량은 120만t으로 역대 최고치다. 전년도(83만t)와 비교해 44.5%가 증가했으며, 2019년(65만t)보다도 배 가량 늘었다. 동아대 손종우(화학과·유기화학 전공) 교수는 “바닷가 근처는 부식에 취약하다. 여기에 악취를 유발하는 암모니아 농도가 일정 기준치를 넘어서면 부식을 촉진시킬 수 있다”며 “노동자들 건강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어 조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해 악취 민원이 급증하자 올 상반기에 예산 5000만 원을 들여 ‘악취원인 분석 및 개선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시 권혁갑 시설팀장은 “악취는 오염원 배출이 늘었기 때문에 발생한다. 암모니아 때문에 기계 부식이 발생하기보다는 수산가공단지가 바닷가 바로 근처에 있어 염분 탓에 부식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같은 고충을 토로하는 입주기업이 계속 나타나고 있어 이런 내용을 포함해 조만간 용역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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